B노선 예타 면제 가능성 ↑…홍남기 "연내 발표 어려워"
GTX 노선에 시장 관심 ↑…"어떤 결과 나와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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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속도를 올리면서 A, B, C 3개 노선 가운데 가장 사업 추진이 더딘 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예타 면제를 받으면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겠지만 무려 6조원의 돈을 들이는 사업을 정밀한 경제성 분석없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13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GTX-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요청했다.
사업의 경제성 등을 살펴보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재정 지원 규모 3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평균 조사 기간은 14개월이지만 재정 투입 정도에 따라 그 기간이 몇 년씩 걸리기도 한다. GTX-B노선의 총사업비는 5조9000억원이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총 80.1k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예타를 통과하려면 비용 대비 편익(B/C) 수치가 1을 넘어야 한다. B노선은 지난 2014년 최초 예타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수치가 0.33에 그쳐 경제성이 없다는 것으로 한차례 결론이 났었다. 이에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등은 노선을 조정해 지난해 9월부터 다시 예타를 시작했다. 이 예타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국회와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됐고 정부도 예타 면제 검토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지난 10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광역 도로, 철도 등 SOC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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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단연 예타 면제 여부다. 실제 지난 12일 'GTX-B노선 예타 면제 통과' 내용을 담은 허위문자가 카카오톡과 네이버 부동산카페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 이름으로 발송된 이 문자는 "GTX-B노선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며 "17일 아침 9시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타당성 심사 '면제'를 결정해 발표한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확인 결과, 거짓이었다. 연수구청은 물론 기재부, 국토부 등 관련 부처와 해당 지역 국회의원 의원실 모두 거짓이라고 확인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날 GTX 사업 소식이 들리면서 B노선에 대한 거짓 정보가 돈 것 같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GTX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타 면제를 받으면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다. GTX-B노선의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개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노선이 관통하는 일대 부동산시장 역시 달아오를 수 있다. 실제 지난 11일 예타 통과 소식이 들린 GTX-C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집값은 요동쳤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는 등 집값 상승 바람이 불었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사전에 철저한 경제성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TX-B노선은 아직 민자 여부와 예산 투입 규모 등 정해진 내용이 하나도 없다. 사업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예타 결과 후 민자적격성검토 등을 거쳐 기본계획 수입 단계에서 결정된다. 연내 착공 가능성이 높은 A노선의 경우 약 1조5000억여원이 투입된다.
재정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산 규모와 파급력이 큰 만큼 예타 면제 여부 결과에 따라 어떻게든 후폭풍을 예상할 수 있어서다. 정부 한 관계자는 "(B노선 사업이 추진되면) 얼마의 예산이 투입될지 알 수 없으나 상당한 금액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막대한 예산을 (경제성) 검증 없이 추진했다는 지적과 지역 형평성 등의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에 GTX-B노선 등 주요 SOC 사업의 예타 면제 여부 발표는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재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중심으로 면제사업을 검토 중인데, 완료 시점은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며 "검토가 중간(단계) 정도에 이른 상황이라 발표는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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