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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통영횟집 아들’ 김민재, 장현수 수비 공백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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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서 철벽수비+도움

영구박탈 장현수 빈자리 메워

이영표 “수비조직력 100점 만점”

어릴적 가난 딛고 부모에 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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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김민재가 호주 제이미 매클레런을 수비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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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횟집아들’ 김민재(22·전북 현대)가 장현수(FC도쿄)의 공백을 지웠다.

한국축구대표팀 중앙수비 김민재는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김영권(광저우)과 센터백 듀오로 선발출전했다. 지난달 파나마전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두번째 선발출전. 최근 중앙수비 장현수가 병역특혜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해 국가대표 선수 자격 영구박탈 징계를 받았는데, 김민재가 장현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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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경기 종료 후 박주호, 김민재가 김승규를 위로하고 있다. 한국의 종료 직전 실점을 오프사이드라고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 후 득점으로 인정됐다. 1-1 무승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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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등 주축 7명이 컨디션 조절과 부상 등을 이유로 빠졌다. 한국 1.5군은 호주 베스트 멤버를 상대했다. 전반 22분까지 한국은 호주에 슈팅수 0대7로 뒤졌다.

초반엔 다소 흔들렸던 김민재가 한국 진영에서 왼발로 롱패스를 찔렀다. 택배처럼 정확히 연결된 패스를 받은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민재는 본업인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한발 앞서 호주의 공격을 차단했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후방빌드업과 라인컨트롤을 잘해냈다.

김민재는 후반 40분 교체아웃됐다. 공교롭게 김민재가 나간 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이날 중계 도중 “김민재는 앞으로 10년동안 한국축구를 책임질 인재”라며 “어시스트도 올렸지만 수비조직적인 플레이는 거의 100점 만점”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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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중앙수비 김민재. 프리랜서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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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김호-고(故) 정용환-홍명보-이정수-김영권에 이어 한국 축구 중앙수비수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꼽힌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 김태균씨와 육상선수 출신 어머니 이유선씨로부터 건장한 체격(키 1m89, 몸무게 88kg)을 물려받았다.

현대축구에서 수비수가 갖춰야 할 여러 덕목들을 고르게 갖췄다. 신체조건·빠른 발·발기술·판단력·빌드업·몸싸움 등 능력치를 육각형으로 그리면 모든 부분에서 수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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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기념식에서 목마를 탄 김민재가 우승컵을 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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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2년 차인 김민재는 올 시즌 전북의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다. 신인 시절 별명이 ‘우량아’였는데, 요즘엔 저돌적이라며 ‘멧돼지’, ‘괴물 수비수’라 불린다. 그의 롤모델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이다. 라모스처럼 거칠고 때려박는걸 좋아한다.

김민재는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을 한 달 앞두고 K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낙마했다. 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한 아픔을 털어낸 김민재는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는 동료들에게 “지면 귀국행 비행기에서 뛰어내리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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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통영에 내걸린 김민재 응원 현수막. [사진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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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부모는 경남 통영에서 테이블 6개짜리 작은 횟집을 운영한다. 어릴적 횟집에 달린 좁은 방에 온 식구가 함께 살았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선배들 축구화를 물려 신기도 했다. 2016년엔 연세대를 중퇴한 뒤 내셔널리그(3부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 입단했다. 하루빨리 성공해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고 싶어서다.

월급과 승리수당 등을 모아 지난해 부모님에게 통영에 아파트를 사드렸다. 통영은 굴과 이순신 장군, 꿀빵으로 유명한데, 김민재는 그에 못지않게 이름을 알리고 싶어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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