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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Golf & Tech] 더 깊게, 더 거칠게…웨지 속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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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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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주변 러프에서 높게 띄운 볼이 그린에 떨어져 한두 번 튀고 달라붙듯 멈춰 서고 그린까지 100m 이내에서 치는 웨지샷은 볼이 구르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날아가는 거리만 생각해도 된다. 강력한 스핀으로 바로 멈춰 서거나 오히려 스핀이 걸려 뒤로 살짝 구르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상상이다. 일반적으로 골프 좀 친다고 하는 골퍼들은 100m 이내에서는 52도부터 58도, 때로는 60도 웨지를 사용해 그린을 공략한다. 웨지의 생명은 첫째 '스핀력', 그리고 '안정성'이다. 최근 선보이는 최신 웨지들 모두 '최고의 스핀'을 앞세워 골퍼들을 유혹한다.

그중 40년 역사를 지닌 클리블랜드 웨지의 신제품 RTX-4는 '스핀'을 자사 제품 대비 역대 최고치로 만든 제품이다. RTX-4 웨지는 실험과 실제 선수들 샷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현재 사용 중인 웨지보다 신제품 RTX-4 웨지는 약 250rpm 이상 스핀량이 많게 나왔다. 이전 제품이 1만rpm의 스핀이 걸렸다면 신제품은 1만265rpm을 기록했다.

주말골퍼들도 '꿈의 백스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만든 신제품. 그 속에는 어떤 첨단 기술들이 들어 있을까. 웨지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알고 나면 믿음이 생기고 좀 더 자신 있게 스윙을 할 수 있다.

RTX-4 웨지의 핵심은 역시 '스핀량 증대'다. 이를 위해 네 가지의 가장 중요한 공정이 업그레이드됐다. 기본적으로 가로로 길게 파여 있는 그루브는 깊게, 그리고 볼이 맞는 웨지 표면은 더 거칠게 만들었다.

앞서 웨지의 그루브는 깊이와 모양 등 규제가 심해졌다. 이에 RTX-4 웨지는 규정의 한계까지 그루브를 깊게 만들어냈다. 기술과 도구의 발전 덕분이다. 또 그루브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래로 페이스를 손상시키는 '샌드 블라스트' 과정을 거칠 때 그루브에 도금 피막을 입히는 과정을 추가했다. 시간과 비용이 늘어난 만큼 완성도는 더 높아졌고 그루브의 날카로움이 최대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그루브와 그루브 사이 공간도 놓치지 않았다. 이 사이에는 물결무늬로 레이저를 쏴 미세한 흠을 만들어 냈다. '스핀량 극대화'를 위한 공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그루브가 있는 페이스 중심과 바깥쪽 부분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기계로 흠집을 내 스핀을 걸기 위한 가장 '거친 페이스'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클리블랜드 골프 측 실험에 따르면 신제품 RTX-4 웨지는 60도 웨지로 실험한 결과 경쟁사 제품보다 러프에서도 가장 많은 스핀이 걸리는 것으로 측정됐다. 러프에서 강력한 스핀, 주말골퍼들도 러프에서 굿샷을 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말이다.

물론 지긋지긋한 '섕크(미스샷)'를 막아주는 기술도 절실하다. 기본적으로 웨지는 아이언과 무게중심이 조금 다르다. 웨지 헤드 모양을 보면 헤드와 샤프트가 이어지는 넥(목) 부분이 조금 길다. 이 때문에 무게중심이 헤드 안쪽으로 치우쳐 있고 컨트롤하기 어렵다.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은 무게중심을 아이언과 같이 헤드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데 집중됐다. RTX-4 웨지는 넥 부분 길이를 줄이고 안쪽을 파내 무게를 줄였다. 또 헤드 뒷부분도 깎아내 남은 무게를 다시 배치해 무게중심을 페이스 중앙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었다. 클리블랜드 골프는 이를 '필 밸런싱 기술'이라고 명명했다. 타구감에 컨트롤까지 좋아졌다는 의미다.

무게중심을 옮긴 결과는 효과가 있다. 일명 '스위트 스폿'이 넓어졌다. 실험 결과 웨지 페이스 중심에서 15㎜ 벗어난 곳에 맞은 볼도 볼 스피드와 비거리에서 손실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페이스 중심에 볼을 잘 맞추지 못하는 주말골퍼들에게 희소식이다.

물론 다양한 스윙 스타일을 갖고 있는 골퍼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게 풀 바운스, 미드 바운스, 로우 바운스, X로우 바운스(58도 한정) 등 웨지 헤드 바닥 면을 다양한 스윙 스타일에 맞춰 네 가지로 선보였다. 헤드 모양도 투어 프로골퍼들이 선호하는 콤팩트하고 샤프한 모양으로 새롭게 디자인했고 헤드 맨 앞부분인 '리딩 에지'도 로프트가 커질수록 둥글게 만들어 어드레스할 때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끼고 볼 컨트롤도 더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멋진 웨지샷은 상급 골퍼들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린적중률'을 보면 초·중급자들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 홀에서 웨지를 사용해야만 한다. 골프클럽 기술은 첨단 과학과 맞물려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타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면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초·중급 골퍼라면 웨지 2~3개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과시가 아닌 필수이자 파를 1개라도 더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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