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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0점 겨우 면했네' 로버츠, 올해의 감독 투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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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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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MVP?'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올해 보스턴과 월드시리즈에서 난해한 용병술 끝에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면서 숨은 MVP라는 팬들의 비아냥을 들었다.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도 겨우 0점을 면하는 등 낮은 평가를 받았다.(사진=매직 존슨 다저스 구단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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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 올해의 감독이 선정됐다. 모두 빅클럽이 아닌 팀들의 사령탑이 영예를 안았다. 월드시리즈(WS)에서 맞붙은 부자 구단의 감독들은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14일(한국 시각) 내셔널리그(NL) 애틀랜타의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과 아메리칸리그(AL) 오클랜드의 밥 멜빈 감독이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로 선정됐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쳤다. 스닛커 감독은 1위 17표 2위 9표 등 116점으로 밀워키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99점)에 앞섰다. 애틀랜타는 올해 90승72패로 NL 동부지구 정상에 올랐고, 밀워키도 96승67패로 중부지구 패권을 차지했다.

MLB.com은 "스닛커 감독이 조용하면서도 긍정적인 지도력으로 팀의 리빌딩과 성적을 함께 이끌었다"면서 "당초 애틀랜타는 지구 3, 4위 정도로 예상됐지만 115일이나 1위를 달렸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의 결정은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의 NL 신인왕 배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는 스닛커 감독과 2년 재계약했다.

공교롭게도 NL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 1, 2위에 오른 두 사령탑은 모두 LA 다저스에 밀려 WS에 오르지 못했다. 애틀랜타와 밀워키는 서부지구 우승팀 다저스와 각각 NL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다. 스닛커 감독의 애틀랜타는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등 다저스 원투 펀치에 1, 2차전을 내준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 크게 인정 받은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홀대를 받았다. 이들을 꺾고 WS까지 올랐지만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는 간신히 0점을 면했다. 3위 1표로 1점을 받아 5명 후보 중 꼴찌였다. AL 올해의 감독 투표 최하위인 뉴욕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은 그래도 3위 2표는 얻었다.

로버츠 감독은 그동안 선발 조기 강판과 타선의 '좌우놀이' 등 용병술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보스턴과 WS에서 하락세인 베테랑 불펜 라이언 매드슨을 중용하다 잇따라 참혹한 결과를 안고 패배하며 비난을 받았다. 당초 다저스 수뇌부는 그래도 2년 연속 WS에 오른 공로를 인정해 로버츠 감독과 연장 계약을 추진할 뜻을 밝혔지만 발표가 늦어지면서 최근 이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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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상에 오른 오클랜드 멜빈 감독(왼쪽)과 애틀랜타 스닛커 감독.(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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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수상자 멜빈 감독은 올해 WS 우승을 이끈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탬파베이의 케빈 캐쉬 감독 등을 제쳤다. 멜빈 감독은 1위 18표, 2위 10표를 얻는 등 121점으로 1위 7표, 2위 11표 등 79점의 코라 감독에 넉넉히 앞섰다.

MLB.com은 "멜빈 감독은 2007년(애리조나)과 2012년(오클랜드)까지 세 번째 수상"이라면서 "3번 이상 수상한 역대 8번째 감독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BBWAA 올해의 감독상이 낯설지 않지만 올해 이례적인 수상을 이뤄냈다"면서 "오클랜드는 개막 팀 연봉 총액이 가장 낮은 팀으로 포스트시즌까지 오른 첫 번째 팀이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머니볼'로 유명한 오클랜드는 올해 개막 로스터 연봉 총액 7100만 달러 정도(약 760억 원)로 가장 낮았다. MLB 전체 1위 보스턴의 2억2300만 달러(약 2400억 원)에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97승(65패)을 거두며 와일드카드(WC)로 가을야구에 나섰다. MLB 전체 4위의 승률이었다.

3년 연속 AL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문 지난해보다 무려 22승이나 많은 승수. 가장 낮은 연봉에도 이런 경이적인 성적을 올려 최고 부자팀 보스턴을 제치고 올해의 감독상을 배출한 것. 머니볼의 창시자로 불리는 빌리 빈 단장 역시 MLB 올해의 임원에 선정됐다.

어쨌든 BBWAA의 선택은 성적도 중요했지만 감독의 역량이 우선이었다. 풍부한 재정적 지원이 없었음에도 팀을 이끈 지도력을 본 것이다. 올해의 감독에 어울리는 수상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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