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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봉고→태건, 개명하고 돌파구 찾은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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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박봉고, 개명 후 페라리처럼 빨라져

야구 손아섭이 개명한 작명소 수소문

축구선수 이동국과 이정협도 이름바꿔

중앙일보

18일 전북 익산시 익산 종합경기장에서 제99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이 열렸다. 육상 100m 우승 등 3관왕을 차지하며 대회 MVP로 선정된 육상 박태건이 트로피와 상금을 손에 들고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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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으로 떠오른 박태건(27·강원도청)의 원래 이름은 박봉고였다. ‘이름을 봉고(트럭)가 아니라 페라리(스포츠카)로 지었다면 더 잘 달렸을 것’이란 댓글이 따라 다녔다. 결국 지난해 11월 이름을 ‘클 태(太)’에 ‘세울 건(建)’으로 바꿨다.

박태건은 지난 6월, 33년 만에 200m 한국 신기록(20초40)을 갈아치웠다. 주로 200m와 400m에 나섰던 박태건은 주종목을 100m와 200m로 바꾼 뒤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일반부 3관왕에 올랐다. 수영 박태환을 제치고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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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북 익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일반부 100m 결승. 박태건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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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건은 “부모님이 봉황 봉(鳳)에 높은 고(高)를 써서 좋은 뜻으로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아무래도 불리기엔 좀 그렇다보니”라며 “기록도 안 좋아서 작년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박태건은 프로야구 롯데 손아섭(30)이 개명한 작명소를 수소문해 이름을 바꿨다. 200m 한국신기록을 세운 뒤 작명소에 전화해 감사 전화까지 했다.

2005년 대법원이 이름에 대한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인정한 뒤 개명한 사람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름을 바꾼 스포츠 선수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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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손아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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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건에게 영감을 준 손아섭의 본명은 손광민이다. 그는 2008년 아섭(땅 위에서 최고 아이)으로 개명한 뒤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손아섭 영향으로 롯데 선수단에 개명 열풍이 불기도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39)은 2007년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동녘 동(東)’에서 ‘같을 동(同)’으로 바꿨다. 그는 한국나이 불혹에도 변함없는 골감각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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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기념식에서 이동국과 자녀들이 우승컵을 함께 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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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축구선수였던 이정협(27·쇼난 벨마레)은 2013년 이정기에서 이름을 바꾼 뒤 축구대표팀에 뽑혔다. 그의 어머니가 작명소를 찾았는데 ‘기’를 억양이 센 ‘협’으로 바꾸면 강해진다고 했다.

미국프로농구 NBA 시절 악동이었던 론 아테스트는 2011년 세계평화를 뜻하는 ‘월드 메타 피스’로 개명했고, 2014년 중국무대에 진출하면서 새이름을 ‘판다스 프렌드’로 정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에서 활약하다가 은퇴한 이시준(은퇴)은 부정적인 어감 탓에 이원수에서 이름을 바꿨다.

개명한 뒤 새출발한다는 마음가짐과 피나는 노력으로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이름을 바꾼 뒤 실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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