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전국체전 그 후, '5관왕' 박태환은 활짝 웃지 못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박태환(인천광역시청)이 27일 광주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8 국제대회 수영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예선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박태환(29·인천시청)은 최근 폐막한 제99회 전국체전에서 5관왕을 달성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기록적인 부분에선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시안게임 불참으로 인해 떨어져 있던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이번 전국체전 성적은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태환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열악하기만 한 한국 수영의 현실 때문이다.

박태환은 전국체전 기간 동안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400m와 계영 400m, 자유형 200m, 계영 800m, 마지막 날 열린 혼계영 400m까지 박태환을 뛰어넘은 적수는 없었다. 비록 전국체전 MVP는 3관왕을 달성한 육상의 박태건에게 돌아갔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관왕을 달성한 박태환은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5관왕을 달성한 직후 만난 박태환은 “전국체전을 2달 가까이 준비했는데 준비한 기간에 비하면 기록은 나올만큼 나왔다고 생각한다. 몸상태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이번 대회가 자부심이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태환의 인터뷰는 환한 미소와 함께 마무리되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따로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방송 인터뷰가 마무리 되고 박태환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이야기를 하나 둘 꺼내놓았다. 그는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지 벌써 15년 째다. 내 나이도 이제 적지 않다. 현역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님도 있지만 한국 수영을 이끌어갈 후배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탄식했다. 이어 “긴 시간 동안 같이 경합하며 피 튀기는 레이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5년 가까이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장차 한국 수영을 이끌어갈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박태환의 기록은 이전에 비해 저조했지만 그 기록을 뛰어넘은 선수들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100주년 전국체전에는 출전 의사를 밝혔지만 박태환은 자신이 계속해서 전국체전에 나가는 것이 한국수영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고 했다. 박태환은 “선수들이 나와 함께 경기를 뛰면서 자극을 받고 많은 도움이 된다면 나도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수들이 나 때문에 향후 행보 등 여러 부분에서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내가 계속 나가는게 좋은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후배들이 더 분발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한 번 반짝하고 마는 선수가 아니라 꾸준히 한국 수영을 빛낼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지난 몇 년 간 세계 무대에서 한국수영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후배들이 더 경각심을 갖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조언하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그래도 내가 도울 수 있는게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