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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용철 위원의 WC1차전 맥짚기] 끊어가지 못한 KIA-끊어간 넥센, 야구는 흐름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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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4회까지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투수전이었다. 넥센의 제이크 브리검, KIA의 양현종 모두 전력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승부의 추가 기운 때는 5회 말이었다. KIA는 5회 초 선취 2득점에도 5회 말 수비 시 3차례의 실책으로 5점을 헌납했다.

실수가 계속 이어졌기에 흐름을 끊어줘야 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좋지 않은 흐름은 계속됐다. 야구는 가끔 묘한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면 끊어 갈 타이밍을 만들어 내야 했다. 결과적으로 벤치의 기민한 움직임 부재와 베테랑 야수들의 침묵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이정후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포수 김민식과 3루수 이범호가 잡지 못하면서 포수 파울 실책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결국 이정후는 좌익수 희생타로 타점을 올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정후가 ‘럭키맨’이었다.

5회엔 KIA의 아쉬운 수비로 부활해 타점을 올렸다면 양 팀 타선이 예열을 마친 7회엔 최형우의 타구를 ‘슈퍼 캐치’하며 뒤이어 정확한 송구로 1루 주자 나지완까지 잡아냈다. 멋진 수비 능력과 천운이 더해진 장면 덕분에 넥센은 KIA의 추격 흐름을 끊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2안타(1홈런) 4타점 경기를 펼친 넥센의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선구안도 좋고, 필요할 땐 타격 욕심을 버리고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신 있게 퇴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흐름을 잘 읽어내는 선수 같다. 박병호와 더불어 타선의 힘을 더해줄 선수로 손색이 없다.

물론 승리에도 넥센 한현희만큼은 아쉬움을 남겼다. 7회 불펜 등판해 공 4개만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는데 버나디나를 상대했던 7회를 지적하고 싶다. 수비 시프트가 외야 왼쪽으로 몰려있었는데도 큰 생각 없이 몸쪽 승부를 이어갔다. 이는 끝내 시프트를 깬 장타로 이어졌다. 향후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의 중심으로 활약해야하는 선수인데 수비 시프트에 따른 일구 일구의 신중함이 절실하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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