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황윤호 통한의 실책, 5회 5실점한 KIA

5회 몸맞는공으로 쓰러진 KIA 유격수 김선빈. [뉴스1]

천하의 양현종(30·KIA)도 어쩔 수 없었다. 포수 김민식(29)과 유격수 황윤호(25)의 연이은 수비 실수로 KIA가 역전을 허용했다.

KIA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5회 초 선제점을 뽑았다. 2사 2,3루에서 4번타자 최형우가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2-0을 만들었다. 선발 양현종은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쳐 유리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비진의 실수로 한 순간에 리드가 날아갔다. 선두타자 임병욱에게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김혜성을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포수 김민식의 미트가 김혜성의 배트에 닿는 타격방해가 나왔다. 넥센 벤치는 곧바로 움직였다. 9번타자 김재현 타석에서 런 앤 히트 사인을 냈고, 김재현이 친 타구는 유격수 황윤호의 오른쪽으로 향했다. 황윤호는 공을 잡은 뒤 스텝을 밟지 않고 1루로 뿌렸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넥센은 곧바로 비디오판독 요청을 내렸고, 판정은 세이프로 바뀌었다. 무사 만루.

하지만 양현종은 자신에게 강한 이정후를 상대로 3루수와 포수 사이에 뜨는 플라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포수 김민식과 3루수 이범호가 모두 미루면서 공은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페어 지역에서 잡았다면 인필드플라이로 타자 이정후가 아웃될 수 있었지만 타구는 바운드된 뒤 파울 지역으로 튀어나갔다. 타격 기회를 얻은 이정후는 외야 뜬공을 날려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를 불러들였다. 1-2. 양현종의 포스트시즌 20과3분의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깨졌다.

KIA 수비진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양현종의 변화구를 김민식이 공을 뒤로 빠트렸고,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이동해 1사 2,3루가 됐다. 기록상으론 폭투지만 아쉬움이 남는 포구였다. 서건창이 친 타구는 유격수 황윤호가 놓친 뒤 다시 잡아 1루에 뿌렸으나 1루수 김주찬 키를 넘었다. 2-2 동점. 결국 KIA 벤치는 양현종을 내리고 임창용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5회 1사 2,3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는 넥센 샌즈. [뉴스1]

하지만 KIA 수비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제리 샌즈가 친 타구를 향해 황윤호가 몸을 날렸으나 글러브에 맞고 옆으로 굴렀다. 2타점 역전 적시타. 임창용이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이번엔 김하성이 친 타구가 빗맞으면서 좌중간에 떨어졌다. 중견수 로저 버나디나의 다이빙 캐치가 실패하면서 2루주자 샌즈까지 홈을 밟았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은 3개였지만 그 이상의 충격을 준 수비였다. KIA로선 5회 초 몸맞는공으로 교체된 주전 유격수 김선빈의 공백이 너무나도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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