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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힐만 SK 감독 "고통스럽지만 내 상황 솔직히 알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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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포스트시즌 집중할 수 있도록 정규리그 최종전에 기자간담회 자청

연합뉴스

기뻐하는 힐만 감독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4일 오후 2018 KBO리그 SK 대 두산 경기. 2회 초 2사 1,3루 때 SK 최항이 두산 선발투수 후랭코프의 폭투로 득점하자 힐만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2018.8.14 mon@yna.co.kr (끝)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구단에 12일 기자간담회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급히 요청했다.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올 시즌 이후 거취를 밝히겠다는 생각이었다.

예상대로 힐만 감독은 SK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발표했다. 민감한 사안인 가족 문제라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고령인 아버지(84세)와 치매 증세로 투병 중인 새어머니를 옆에서 돌보기 위해 장고 끝에 돌아간다고 개인 사정을 소개했다.

SK는 올해 2년 계약이 만료되는 힐만 감독에게 연장 계약을 제안했지만, 힐만 감독은 장고 끝에 이달 초 이를 고사하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대비체제에 들어가기 전에 "내년 SK 감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미국 복귀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SK는 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SK의 포스트시즌이 마무리된 뒤 거취를 발표할 수도 있었지만, 힐만 감독은 '팀에 돌아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거취 발표 시기를 택하는 데 고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올해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힐만 감독은 먼저 "미국에서 제안받은 보직은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힐만 감독은 "일본에서의 경험 덕분에 이 시기에 거취를 발표했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이 관심을 받는 시기라 팀에 방해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또 "내 결정이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구단 관계자, 선수, 팬은 물론 언론에도 이를 솔직하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히 덧붙였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에서 자란 힐만 감독은 개인사를 여과 없이 공개했다.

힐만 감독은 고령에도 아내를 정성스럽게 간호하는 아버지를 '성인'이라고 부르며 "내겐 고통스럽지만 이런 사정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2003년부터 5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감독을 지낸 힐만 감독은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일본을 떠났다.

그러나 당시 미국프로야구로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엔 언론과 팬들에게 작별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남은 기간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고자 비교적 일찍 미국으로 돌아가는 사정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힐만 감독은 "SK와의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부모를 곁에서 모시면서 미국프로야구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구직에 나서겠다"고 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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