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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탈꼴찌 싸움에 고래들 등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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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팀 KT·NC 순위경쟁 치열

롯데·넥센 등 PO 길목 ‘고춧가루’

프로야구에서 ‘고춧가루’는 대개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과 관계없는 팀이 가을야구 티켓 경쟁에 갈 길 바쁜 팀의 발목을 잡는 것을 빗대어 말한다. 그러나 올해는 ‘고춧가루’를 뿌리는 팀들의 상황은 다르다.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시즌 종착역을 앞두고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는 바람에 다른 팀의 사정을 봐줄 만큼 여유가 없다.

지난 10일에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와일드카드 티켓을 딸 것으로 보였던 롯데가 탈꼴찌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KT에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KT 입장에서는 ‘고춧가루를 뿌리고 왔다’는 평에 섭섭할 수 있다.

KT 역시 나름대로 1승이 급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KT는 NC와 10위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꼴찌 경쟁을 시즌 중반 이후 줄곧 해온 터였다. 올해마저 밀린다면 1군 진입 이후 4년 연속 최하위라는 오명을 쓴다. NC는 2013년 1군 진입 뒤 한 차례도 꼴찌로 떨어진 적이 없다. 창단 첫 최하위로 내려앉고 싶은 마음은 누구도 가질 리 없다.

NC 역시 지난 6일 마산 넥센전에서 3-5이던 9회 모창민의 끝내기 3점홈런으로, 3위 싸움을 뒤흔들었다. NC가 그 경기를 내줬다면 3위 한화와 4위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직행 싸움은 지금보다 훨씬 뜨거울 수 있었다.

이를테면 올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은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터지는 격’이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다. KT와 NC의 순위싸움이 또 한번의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다. KT는 12일 수원에서 3위를 여전히 엿보는 4위 넥센을 만난다. 이 경기에서 KT가 승리하면 한화는 자동적으로 3위를 확정짓는다. 그러나 넥센이 승리한다면 3·4위는 13일 경기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13일 한화의 상대는 NC다. 만약 넥센이 이날 만나는 삼성을 잡고, 한화가 NC에 패한다면 3위의 주인은 곧바로 바뀌게 된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여러 팀의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각팀 벤치는 투수 기용 문제를 놓고 엄청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넥센의 경우, 3위 싸움에 집중했다가는 16일 이어지는 와일드카드전에서 마운드의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시즌 막판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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