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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언제나 풀파워…박성현·이소영 `닥공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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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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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최고의 스윙을 가진 선수' 1위로 뽑힌 주인공은 바로 애덤 스콧(호주)이다. 그런 그가 "샷이 안 될 때 박인비의 스윙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리듬을 찾는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크리스티 커(미국)는 한국 여자골퍼들의 스윙을 '머신'으로 비유했다. 지독한 연습에 의해 만들어진 천편일률적 스윙이라고 살짝 비꼰 것이다.

하지만 한국 여자골퍼들의 스윙을 보면 어느 하나 비슷한 게 없다. 개성 넘치는 'K스윙'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 여자골프의 인기를 끌어 올리는 흥행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허접한 듯 보이지만 그 누구의 샷보다 정교함을 자랑하는 박인비의 스윙은 영원한 '연구 대상'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 스윙으로 오랫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호령하고 있다. 여전히 젊은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 무기가 바로 '가성비 높은' 박인비표 스윙이다.

한국 여자골퍼 스윙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은 '리듬감'일 것이다. 그래서 남자 최고의 '스윙어' 스콧조차 박인비 스윙의 리듬감을 본받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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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사진 제공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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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뿐 아니라 '어니 엘스, 저리 가라'고 할 만큼 리듬감 넘치는 스윙을 구사하는 한국 여자골퍼가 무척 많다. 신인왕 후보 고진영의 스윙은 '여자 엘스'라고 할 만큼 부드럽다. 그 부드러움에서 그린적중률 1위(77.6%), 페어웨이 안착률 2위(83.4 %)의 정교함이 나온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2위(69.59타)에 올라 있다. 둘은 견고한 샷을 무기로 톱10 진입률에서도 상위권(고진영 50%·박인비 46%)에 올라 있다.

어디 그뿐인가. LPGA의 김효주, 양희영, 전인지, 유소연 그리고 국내 무대의 이승현과 배선우 같은 선수의 리듬감 넘치는 스윙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파워 스윙이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달리는 것도 아니다. 목숨 걸고 치는 것 같은 박성현의 스윙은 그의 애칭(남달라)처럼 정말 남다르다.

렉시 톰프슨(미국)이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도 힘이 넘치는 파워 스윙을 구사하지만 박성현의 스윙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임팩트를 전후로 해서 허리가 90도로 꺾이는 박성현의 스윙은 누가 봐도 놀랄 만하다.

LPGA 투어에서 26승을 거둔 주디 랭킨(미국)이 "지금 투어에서 가장 용감하게 드라이버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박성현"이라며 "렉시 톰프슨 정도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고, 다른 선수들과는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을 정도다.

브랜들 섐블리 골프채널 해설자도 "스윙의 기술적 완벽함이나 우아함 정도가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높이 평가했다. 물론 누구도 감히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은 박성현의 스윙은 위태해 보이긴 하다. 올해 일곱 번이나 컷 오프를 당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다섯 차례 톱10 중 세 번을 우승으로 연결한 효자가 바로 한번 터지면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그의 파워 스윙이다. 박성현은 현재 드라이버샷 거리 부문에서 5위(271.15야드)에 올라 있다.

파워 스윙하면 또 빠뜨릴 수 없는 선수가 김세영이다. 어릴 때 태권도 격파에서 배운 것을 스윙에 응용한다는 김세영은 공에 힘을 제대로 실어줄 수 있는 효율적인 스윙을 한다. 국내 무대에서 '목숨을 걸고 스윙한다'고 해도 될 만큼 스윙할 때 혼신을 다하는 선수는 이소영이다. 정말 남아 있는 힘을 모두 짜내 임팩트에 쏟아붓는 것 같은 그의 스윙은 보기에도 통쾌하다. 장타 6위(252.21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11위(78.71%)에 올라 있는 이소영은 역대 가장 드라이버샷을 잘 치는 선수라고 해도 될 정도다. 올해 세 번 우승해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소영의 힘이 드라이버샷에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이 드라이버샷 덕에 그는 그린적중률에서도 1위(81.31%)에 올라 있다.

이제 스윙에 관한 한 최고라고 자부하는 두 선수가 LPGA 출동을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접수한 이정은과 올해 신인왕과 대상을 동시에 노리는 최혜진이다. 지금은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둘의 시선은 LPGA를 향하고 있다. 간간이 초청 선수로 대회에 출전하고는 있지만 둘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 또 한 번 LPGA가 놀랄 게 분명하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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