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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종합]`조용필 그 위대한 여정`, 가왕의 길은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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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가왕' 조용필이 지난 50년간 걸어온 길은 실로 위대했다. 되짚어보니, 새삼 그렇다. 하지만 조용필은 여전히 음악이 간절하고, 절실하다고 했다. 그렇다. '위대했던'게 아닌, '위대한' 조용필의 여정이다.

19일 오후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MBC FM4U 개국 특집 프로그램 '조용필, 그 위대한 여정'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조용필이 15년 만에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 DJ 배철수와 함께 50년 음악 인생에 대해 진솔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뷔 50년을 맞은 소회는 "덤덤하다"고. 조용필은 "작년에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내년에 50주년인데 의미있는 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더라. 사실 50주년을 이렇게 크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보다도, 새로 나오는 신곡이 더 애절했다. 그 작업 뿐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원래는 9월에 (50주년 행사를) 작게 하고 그 전에 신곡을 발표하는 걸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며 "그래서 다 접고 5월부터 콘서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악평론가가 뽑은 최고의 곡은 '단발머리'였지만 조용필이 꼽은 최고의 곡은 '꿈'이었다. 조용필은 "비슷한 류의 설문조사를 여러 차례 해봤는데, '단발머리'는 늘 상위권이더라. 어떤 설문에서는 '꿈'이 1위일 때도 있었고, '바운스'는 최근 나와서인지 상위권에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 자신의 모습에 대해 "평범했다"고 밝힌 조용필은 처음 기타와 인연을 맺게 된 과거도 덤덤하게 떠올렸다. 그는 "중2 때 집에 형이 치던 통기타가 있었는데, 그 때 기타가 없었다면 음악 안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 땐 (내가) 음악을 할 줄 전혀 몰랐다. 그냥 라디오에 나오는 곡을 따라해보는 정도였고, 음악 한다기보다는 취미로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동네에 진짜 음악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소개도 받고, 몇 번 연습을 해보다가 미8군에서 공연을 하면서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이브핑거스, 김트리오 등의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조용필이 보컬로 전향하게 된 건 당시 보컬을 맡았던 멤버가 군대에 간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조용필은 회사의 권유에 당시 본인이 하던 음악과 결이 다른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렀다가 대히트하면서 예비 국민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용필은 "사실 모든 환경이 바뀌어버리니까, 밴드로 있다가 히트해버리니까 TV 출연 요청이 많아지고 얼굴도 알려지고 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용필의 인기에 대해 배철수는 "80년대 초중반 송골매 할 때 우리도 인기가 좀 있었는데, 조용필이 워낙 인기가 있어서 요즘 말로 '넘사벽'이었다. '저 형은 1등 하라고 하고 우리는 2인자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넘지 못할 거대한 산 같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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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국민가수이자 원조 한류스타였던 '현역' 가수 조용필. 50년 동안 걸어온 음악 여정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한 욕심도 드러냈다. 조용필은 "하고 싶은 걸 다 못 하는 게 아쉽고, 50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진짜 50년이 왔나 믿겨지지 않는 현실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하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고 싶다. 그게 내 인생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음악이라면, 다 하고 싶다. 미국 음악, 영국음악, 북유럽, 아시아 음악도 듣고. 해보고싶은 게 너무 많은데 다 못 해보니까 억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본인만이 지닌 음악에 대한 철학도 언급했다. 조용필은 "반복성(비트)이 중요하고, 대중가요인 만큼 멜로디는 쉬워야 한다. 그러면서 시대성도 있어야 한다. 쉽고 간단하고 가사 편하고. 가사가 나에게 와닿으면 듣는 사람도 와닿는다. 시대의 트렌드도 안고 가려 노력한다. 그런데 트렌드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조금만 늦으면 늦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곡으로만 이뤄진 '조용필 뮤지컬'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조용필은 "뮤지컬에 대해 연구도 많이 하고 무대도 많이 봤다. 한 때는 뮤지컬에 미쳤다 싶을 정도로 푹 빠졌었다. 그러다가 무대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됐고, 언젠가는 내 노래로 스토리를 만든 뮤지컬을 하는 것은, 꼭 할 것이다. 스토리 공모를 할 계획이다. 내 이야기가 아닌, 일반적인 러브스토리든지"라고 말했다. 그는 "내 히트곡을 다시 어렌지 해서 뮤지컬을 세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 앨범에 대해서는 "공연 마치고 조금 쉬었다가 (내년) 1월부터 녹음 할 것이다. 집중적으로는 4~5월 정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녹음해 둔 곡도 있다"고 말했다.

"장르를 따지진 않는다. 특정 장르만 고집하지 않는다"고 밝힌 조용필은 향후 이루고 싶은 음악적 꿈으로도 "하고 싶은 장르랄까. 욕심이 많다. 하게 될 지 못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는데까지는 해봐야 후회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 배철수의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벌써 시기가 지난 것 같다"며 담담하게 답했다. 조용필은 "처음에는 혼자 있으면서 뭔가 부족했고 그랬는데 한참 지나고 나니 외로움도 없어지더라. 외롭다는 것보다도, 혼자 있다는 것이 생활화됐기 때문에 외로움이 뭔지 잘 모르겠다. 사실 무엇이 외로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벌써 사별한 지 15년이 됐다. 2010년 이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외로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앨범 내고 공연을 계속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내 개인적인 일들은 없어지더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된 '조용필, 그 위대한 여정'에서는 MBC라디오와 음악관계자 100인이 뽑은 '조용필 최고의 노래 TOP30'를 비롯해 '조용필 최고의 앨범 TOP5'가 공개됐다. 12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는 방송에서는 임진모, 배순탁 등 음악평론가와 김종서, 장기호, 심현보, 이한철 등 후배가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조용필의 음악세계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조용필은 현재 데뷔 50주년 기념 전국투어 '땡쓰 투 유' 하반기 공연을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여수, 창원에서 공연을 재개한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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