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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아는 와이프', 제목에 숨겨진 공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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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텐아시아

사진=tvN ‘아는 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극본 양희승, 연출 이상엽)의 소제목에 숨겨진 의미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아는 와이프’는 회를 거듭할수록 달라진 현재로 인해 바뀐 관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혁(지성)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예측할 수없이 급변하는 현재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추리력도 높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향후 방향을 예고하는 소제목에도 관심이 쏠린다.

◆ 2회 ‘인생은, 선택의 미로다’

2006년의 주혁은 버스 안에서 성추행범과 다투던 우진(한지민)을 도와주다 짝사랑하던 혜원(강한나)과의 약속에 늦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주혁과 우진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매 순간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하기에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팍팍한 현실에 지친 주혁 역시 그랬고, 자신에게 찾아온 특별한 기회를 통해 과감하게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갈림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그 끝에 도달하기까지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주혁은 현재를 바꿨다.

◆ 4회 ‘후아유(Who are you)’

주혁이 달라진 현재에서 재회한 우진은 익숙하지만 낯설다. 자신의 방해공작에도 꿋꿋하고, 첫날부터 만난 진상 고객에게 기죽지 않았고 강력한 엎어치기 한방으로 통괘함을 선사했다. 낯설게만 느껴지는 우진에게 “대체 누구냐, 너?”라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우진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떠올린 기억 속 우진은 힘든 와중에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와이프가 되기 전까지, 빛나던 시절의 우진과 자신을 회상하는 주혁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 5회 ‘처음 그 느낌처럼’

추억의 장소였던 단골 즉석떡볶이 집에 새겨놓은 두 사람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주혁의 기억 속 우진과의 추억은 ‘처음 그 느낌처럼’ 되살아났다. 빗속에서 환하게 웃는 우진의 얼굴은 행여 주혁이 비라도 맞을까 우산을 들고 찾아왔던 과거 우진의 모습 그대로였다. 첫 설렘의 순간을 떠올겼지만, 그때의 우진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아련했다. 바쁜 일상에 매몰돼 소중한 기억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을 상기했지만 이미 주혁에게는 돌아갈 수 없는 ‘처음’이 됐다.

◆ 7회 ‘기억이란 사랑보다’

달라진 현실의 우진은 점점 멀어졌지만 추억은 더욱 생생해졌다. 기억 속 ‘차서방’을 찾아 객장까지 온 우진 엄마(이정은)처럼 주혁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기억 속을 헤맸다. 종후(장승조)와 연인이 된 우진을 보며 지켜주겠다고 다짐한 첫 키스를 떠올렸고, 우진에게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해열제를 기억하고 이른 새벽 온 동네 약국 문을 두드렸다. 우진을 향한 감정은 설명하기 복잡하고 미묘했지만, 그 어떤 감정보다 강력한 기억의 힘은 주혁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 8회 ‘영영’

주혁은 2006년 동전을 들고 과거로 안내한 도로로 향했지만 톨게이트를 찾을 수 없었다. 주혁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지하철 의문의 남성은 “잘못 거슬러 오른 운명도 운명이다. 남자답게 행복을 빌어주라”고 충고했다. 주혁은 이 모든 혼란은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우진 엄마를 찾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혁은 “0은 곱셈에선 뭐든 다 0으로 만드는 절대권력이지만, 덧셈에선 아무 힘도 없다. 0이 더하기를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우진이 했던 말을 돌려주며 ‘영영’ 다시 오지 않을 시간과 우진에게 사과했다.

8회 소제목인 ‘영영’은 주혁의 복잡한 심리를 이중적인 의미로 대변한다. 자신이 바꿔놓은 현재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게 된 주혁은 되돌릴 수 없게 된 과거를 묻어둔 채 우진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한다. 혼란과 요동치는 감정 속에서 과거와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며 우진의 키다리 아저씨로 남기로 결심한 것이다. 주혁의 선택은 우진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첫 마음을 영원히 지키기 위한 결심이었고, 주혁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예고된 9회의 제목은 ‘비하인드’다.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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