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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아시안게임] "인도서 가장 싫어하는 인도사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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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르 코치 과거 인도 대표로 金

이번엔 한국 카바디팀 승리 도와

"印 패배 슬프지만 韓 이겨 만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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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패배는 정말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 제 위치에서는 한국팀 승리에 기뻐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남자 카바디의 인도전 승리가 대회 초반 최대 ‘사건’ 중 하나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일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인도를 24대23으로 꺾었다. 두 팀이 1점을 동시에 얻으면서 경기가 끝나자 인도 선수들은 사색이 됐고 한국 선수들은 감격을 누렸다. 태국전에 이은 2연승. 카바디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 인도는 이번이 1990년 정식종목 채택 이후 아시안게임 사상 첫 패배라 충격이 더 컸다. 한국은 2016남자월드컵에서도 인도를 이긴 적이 있지만 당시 인도의 전력은 최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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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자신문 더트리뷴은 21일 “7번의 아시안게임 동안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인도는 용감한 한국에 막혀 역사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을 돕는 인도인 아산 쿠마르 상완은 카바디계에서 인도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쿠마르는 카바디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 당시 인도의 우승 멤버다. 지금은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한국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대한카바디협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의 예산을 지원받아 외국인 코치 영입을 추진했다. 쿠마르는 인도 연맹이 추천해준 인물로 단수 비자밖에 얻을 수 없어 이번 대회를 마치면 인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4개월째 한국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는 쿠마르는 더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패배는 슬픈 일이지만 현재 내 직업으로 보면 한국팀 승리가 당연히 기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기량 향상을 위해 고용됐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전수하는 게 프로다운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은 배운 것과 가진 것을 모두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방글라데시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둔 한국은 1차 목표인 4강을 넘어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14년 인천 대회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인도는 수 세기 전부터 카바디를 민속놀이로 즐겨온 반면 한국은 카바디협회도 2007년에야 설립됐다.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닌 준가맹단체라 선수촌이 아닌 한 대학의 체육관을 빌려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술래잡기 등 골목 놀이와 격투기를 결합한 듯한 카바디는 공격 중 ‘카바디(힌두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를 끊임없이 외쳐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올림픽에는 없는 종목이지만 인도에는 프로 리그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 남자 대표팀에도 인도 리그를 경험한 선수가 여럿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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