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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AG]김학범호, 공수 모두 실망...16강도 안심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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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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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반둥 참사’라 불러도 할 말이 없는 졸전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도 참패를 막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패인은 여러가지였다. 일단 직접적인 패인은 전술의 부재였다. 이날 김학범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황의조(감바 오사카) 투톱을 내세운 공격적 스리백이었다.

결과적으로 공격적 스리백 전술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예상대로 좌우 윙백 김진야(인천)와 이시영(성남)은 윙포워드처럼 앞으로 올라왔다. 최전방까지 올라와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모습도 여러차례 나왔다.

좌우 윙백의 공격쪽으로 전담하다보니 스리백 수비는 상대 역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측면에 번번이 뚫렸고 상대 역습을 중원에서 저지해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 김건웅(울산)은 제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허둥댔다. 결국 후반 초반 황인범(아산무궁화)과 일찍 교체됐다.

수비진의 호흡도 전혀 맞지 않았다. 전반 5분 선제골을 실점한 장면은 완벽한 수비 실수였다. 상대 골키퍼의 골킥이 페널티지역 앞까지 날아와 크게 튀어 오르자 골키퍼 송범근이 뛰어나와 잡았다. 하지만 공을 잡고 떨어지는 과정에서 수비수 황현수와 엉켜 넘어졌고 볼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 달려오던 말레이시아의 무함마드 사파위 라시드가 공을 가로채 빈 골문 안에 공을 집어넣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내준 골 역시 수비가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해 내준 결과였다. 이날 수비진의 실책으로 2골 모두 헌납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공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윙백이 최전방까지 올라왔지만 정확한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선 정교한 크로스와 측면 돌파가 절실했지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주지 못하니 답답한 중앙 공격만 반복했다.

공격진의 결정력 또한 실망스러웠다. 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은 상대 문전에서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한 번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있었는지 몸이 무거웠고 볼 컨트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조차 밀리는 모습이 나왔다. 앞으로 경기에서 황희찬의 활용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벤치의 전술 운영도 아쉬움이 남았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을 돌린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답답하게 이어질때 이를 해결할만한 변화를 가져가지 못했다. 후반전 손흥민이 들어갔지만 2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벤치의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참담한 표정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로테이션을 너무 일찍 사용한 것 같다. 나의 판단 착오였다”며 “선수보다 감독인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 차분하게 경기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힘든 길을 걷게 된 만큼 마다하지 않고 헤쳐나가겠다. 예방주사를 일찍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오는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이 한 수 위다. 하지만 이날 말레이시아전의 경기력이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더욱 단단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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