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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시안게임] 하늘 찌르는 셔틀콕 인기 "장예나·성지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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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인도네시아 배드민턴 친선경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장예나, 성지현, 이소희…."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의 이름을 막힘없이 읊는 인도네시아팬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1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 마하카 스퀘어 내 브리타마 아레나.

KB금융그룹의 후원으로 이곳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배드민턴 친선경기가 진행됐다.

배드민턴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지만 관중석은 무척 한산했다.

KB금융그룹 측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까지 포함해도 90명을 채 넘지 않았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고, 친선경기에 나선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한국과는 달리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팀이 아닌 2진급이었다.

홍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원래 이 친선경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공식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직위원회 측에서 공사를 이유로 갑자기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부랴부랴 찾은 경기장이 이곳이었다. 그마저도 마하카 스퀘어 소유주가 조직위 부위원장이라서 겨우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관중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진지했다. 한국 선수든, 인도네시아 선수든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 시작부터 5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한 인도네시아팬은 "어제 포털 사이트에서 친선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뒤 오늘 약속을 취소하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풀네임 대신 '크리스토퍼러스'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소개한 이 남성팬은 이날 친선경기에 출전한 자국 2진급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의 이름까지 꿰고 있었다.

"장예나, 성지현, 이소희 등을 아는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빠진) 장예나는 보이지 않네요."

그는 "인도네시아는 배드민턴이 매우 인기 있다. 배드민턴 강국인 한국 선수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평범한 수준"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비록 친선경기지만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국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는 사람과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며 "홍보만 제대로 됐다면 경기장이 배드민턴팬들로 가득 찼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배드민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인도네시아 오픈에는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배드민턴이 19세기 초반 세계 어느 곳보다 일찍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은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기력에 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를 제패하는 종목은 배드민턴이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수시 수산티다.

그는 당시 한국의 방수현을 2-1로 꺾고 인도네시아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인도네시아 2진급 선수들은 이날 친선경기에서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3-2로 제압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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