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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한국축구 새선장에 '유로2012 포르투갈 4강' 이끈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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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16일 귀국, 이르면 17일 발표

2022 월드컵까지 4년간 지휘봉 예정

풍부한 경험과 강력한 카리스마가 강점

단점은 최근 중국프로축구 충칭 경질

키케는 연봉 계약기간 안맞아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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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사진 파울루 벤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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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의 4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간 우리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해 지난 8일 유럽에 건너간 김판곤(49) 축구협회 대표팀감독선임위원장이 벤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한 뒤 16일 귀국했다. 정몽규(56) 대한축구협회장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17일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16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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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사진 파울루 벤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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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계약 기간 중 200만 유로(25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집과 차량, 통역을 별도로 제공 받는다. 지난 2003년부터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한국을 지도한 움베르투 쿠엘류(68) 전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포르투갈 출신 대표팀 사령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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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축구국가대표 선임위원회 위원장.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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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달 9일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과 유럽을 두 차례 오가며 벤투 감독을 비롯해 키케 플로레스(53·스페인)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슬라벤 빌리치(50·크로아티아) 전 크로아티아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전 이란 감독 등 10여 명의 지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협상했다.

김 위원장은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 ▶대륙컵 우승 내지 세계적인 리그 우승 경험을 새 감독의 선임 조건으로 내걸었다. 벤투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 유로 2012 4강을 이끌었고 자국 명문 스포르팅 사령탑으로 FA컵 2연패(2007·08)를 이뤘다. 국제대회 이력과 전술적 성향, 지도 철학, 리더십 등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아권으로 건너오길 꺼려하는 여느 지도자들과 달리 벤투 감독은 한국대표팀 지휘봉에 대해 적극적이었다”면서 “부임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대표팀을 장악할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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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활약한 벤투. [벤투 페이스북]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에 출전했다.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등과 함께 유로 2000과 2002 월드컵에 나섰다. 2002 월드컵 한국과 조별리그에 출전한 인연도 있다. 당시 포르투갈은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고, 공교롭게도 한국전이 벤투의 A매치 마지막 경기였다.

벤투는 2004년 현역 은퇴와 함께 지도자로 변신했다. 스포르팅 유스팀을 이끌며 경험을 쌓았고, 2005년 1군 감독으로 승격했다. 2009년까지 229경기에서 139승(51무39패)를 기록, 높은 승률 60.7%를 기록했다. 컵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며 토너먼트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루이스 나니, 주앙 무티뉴 등을 발굴해 선수 육성 능력도 인정 받았다.

벤투 감독은 2010년부터 4년간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재임 기간 승률도 55%(44경기 24승11무9패)로 높은 편이다. 조국을 유로2012 4강에 올려놓았다. 탄탄한 수비 후 역습을 펼쳤다. 4강에서 스페인에 아깝게 졌다.

벤투 감독은 양쪽 윙어와 풀백의 공격가담을 활용하고, 중앙 미드필더에게 수비가담을 맡기는 4-3-3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많이 뛰고 투쟁심 넘치는 선수를 선호하며, 선수 시절부터 돋보인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 분위기를 장악한다.벤투는 기자회견에서 이겨도 좀처럼 웃지 않는다. 불쾌한 질문이 나오며 대답하지 않는다. 그가 엄격한 규칙에 따라 대표팀을 관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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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사진 파울루 벤투 페이스북]




벤투 감독 선임 소식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점, 올해 중국 수퍼리그 충칭 리판에 부임한 뒤 성적부진으로 7개월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점을 지적한다. 포르투갈 감독 시절 자국 팬들로부터 '호날두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도 부각되고 있다.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키케 감독 대신 부임한다는 점 때문인지 벤투 감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키케 감독은 훌륭한 지도자지만, 연봉과 계약기간에서 축구협회와 이견을 보여 협상을 접었다"고 전했다.

한 축구인은 “키케 감독을 비롯해 다수의 후보자들이 한국행에 대해 적극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벤투 감독이 '최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선'의 선택으로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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