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남북 女핸드볼 첫 만남… 우애 다진 한판 대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안게임 예선A조 첫 경기/실력차 ‘뚜렷’… 南 39대 22 완승/선수들 살갑게 악수·기념 촬영/교민들도 경계 없는 응원 펼쳐

남북한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조우했다. 남북은 대회 개회식 동시입장에 합의하고 여자농구 등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는 등 이번 아시안게임을 남북화해와 평화를 일구는 장으로 삼고 있지만 남북의 첫 만남은 적수로 자웅을 겨루는 것이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키 찌부부르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조별예선 A조 첫 경기를 치렀다. 코트 위에서 남북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적으로 만나 싸워야 했지만 관중석의 팬들은 남과 북 모두를 응원했다.

경기 전 남북 선수들의 만남은 살가운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20분 전 코트에 등장해 훈련을 시작한 양 팀 선수들은 가벼운 눈인사를 나눴고 경기 시작 직전에는 기념 배지를 교환하며 손을 맞잡고 악수했다. 또한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북한 선수와 하얀색 유니폼의 한국 선수들이 한 팀처럼 섞여 기념 촬영도 했다.

세계일보

한국 김온아(가운데)가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키 찌부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예선 북한과의 경기에서 수비를 뚫고 슛을 날리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관중석에 자리 잡은 교민 30여 명은 ‘원 드림, 원 코리아’가 적힌 한반도 티셔츠를 입고 막대 풍선을 흔들며 남북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남북의 실력 차는 컸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시종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39-22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 우애를 다졌던 모습은 휘슬 소리와 함께 진지한 대결로 변했다. 7차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독식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1순위인 반면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적은 북한은 아직 한국에는 한 수 아래였다. 한때 북한이 4-7로 추격하며 코트 위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한국이 김온아의 속공 등으로 12-5로 달아나며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17-12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정유라와 김온아를 앞세워 북한을 더 압박했다. 정유라는 양 팀 합해 최다인 12골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고 북한은 길미향과 한춘연이 5골씩 넣었다.

한국은 16일 인도와 A조 2차전을 벌인다. 1패를 당한 북한은 19일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대회 첫 승을 노린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