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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공 차던 인도 시골소녀, 중거리 여왕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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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U-20 세계선수권 400m 우승 / 인도 역사상 첫 세계대회 금메달 / 亞게임 200·400m 출전 2관왕 노려

세계일보

인도 동북부 아삼주 가우하티의 작은 마을 딩. 논이 곳곳에 펼쳐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골은 이른바 ‘딩 익스프레스(Express·급행열차)’라 불리는 육상 선수 덕분에 유명해졌다. 미국 ESPN을 비롯한 외신이 줄지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예비 히로인으로 아직 앳된 소녀인 히마 다스(18·사진)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벼농사가 생업인 집안에서 4남매의 맏딸로 태어난 다스는 여느 또래와 다를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틈나는 대로 동생들을 돌봤고, 10살 무렵에는 장작을 팼다. 새벽에 아버지와 함께 논길을 따라 조깅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런 다스에게도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으니 바로 프로 축구선수가 되는 것. 다스는 공립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공을 찼다. 몸싸움에는 조금 밀려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는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남자보다 빠른 여자애가 매일 축구를 한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다스는 이런 재능을 눈여겨본 비디알라야 공립학교의 육상 코치에게 발탁돼 2016년부터 트랙 종목을 뛰었다. 기본 주법조차 엉망이었던 그를 보고 코치들은 혀를 끌끌 찼다. 남들보다 스타트가 느린 점도 발목을 잡았다. 다스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특유의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바탕으로 주 대회를 휩쓸며 예열을 마친 다스는 지난 7월 핀란드 탐페레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20세 이하(U-20) 세계선수권 400m에서 51.4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인도 육상의 세계대회 트랙 경기 사상 첫 금메달이다. 이에 인도에선 가수 니쉬타 찰스가 다스의 역주를 모티브로 ‘아이샤예인(희망)’이란 곡을 발표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다스는 아시안게임 200·400m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린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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