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ML 올스타전 소감 밝혀
“통역에 의존하니 영어 안 늘어… 동료와 부딪치며 몸으로 배워”
51경기 연속 출루 기록으로 베이브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추신수는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에 이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나선 세 번째 한국 선수다. 한국의 영웅이 됐다는 평가에 그는 “너무 과하다”며 “아직 내 커리어를 쌓아가는 중이다. 나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더 높은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볼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좋은 예시가 되고 싶다”며 “한국의 아이들이 나를 롤모델로 삼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최고의 경험일 것”이라고 답했다.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답하는 모습도 현지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추신수는 “내가 처음 미국에 왔던 18세 때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했다. 처음 몇 년간 통역에 의존했지만 그 후엔 통역 없이 동료들과 부딪치고 함께 어울리면서 직접 배웠다”고 영어 실력 향상의 비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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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자들은 추신수가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를 제치고 통산 홈런 186개로 아시아 선수 홈런 기록을 다시 쓴 것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마쓰이 히데키보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홈런을 더 칠 수 있었을 뿐 큰 의미는 없다”며 몸을 낮췄다.
텍사스 현지 언론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의 올스타전 출전을 전하며 우리 고유의 정서인 ‘한(恨)’을 다뤘다. 이 매체는 미국인에게 생소한 개념인 ‘한’을 ‘깊은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 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야구 금메달 이후 올스타전 출전으로 다시 한번 국민적 영웅이 된 추신수의 스토리가 이와 유사하다고 봤다. 연이은 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에 성공한 추신수의 행보가 한국인은 물론이고 텍사스 현지에도 감동을 줬다는 평가다.
올스타전 출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추신수는 “이곳(올스타전)까지 오기 위해 수년간 조금씩 발을 내디뎠다. 매일 노력했고 야구를 존중했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한국 타자 최초로 올스타전에 나서는 그는 18일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야구 신의 선물을 만끽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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