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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WC 결산③] 역사적인 'VAR' 첫 도입, 러시아에서 확인한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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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다. VAR의 역사적인 월드컵 첫 도입, 실효성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도 남겼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만장일치로 VAR 도입을 결정했다. 주심의 판정 오류를 보완하기 위해 VAR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감정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판정을 내려야 한다, 약 1,000여 경기에서 VAR을 테스트했고, 판정 정확도가 93%에서 99%로 높아졌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VAR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 수혜자와 피해자, 엇갈릴 수밖에 없는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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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은 프랑스와 호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조슈아 리스던(호주)이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에게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VAR이 시행된 것이다. 당초 주심은 태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VAR을 시행한 뒤 판정을 번복하고 프랑스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호주 대표팀의 수문장 매튜 라이언은 "상대팀에 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술 때문에 졌다는 느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2-1로 승리를 챙긴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비디오판독에 불평할 것이 없다. VAR은 주심의 실수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VAR은 이번 월드컵에서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를 시작으로 총 20회 시행됐고, 그 중 17번이나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았다. 물론 판독 결과에 따라 피해자와 수혜자가 명확하게 갈리기 때문에 반응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VAR 시행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주심이 놓치는 장면을 바로 잡는 데에는 실제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완벽하지 않은 VAR, '주심 권한+경기 흐름'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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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처음 시행된 VAR은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거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보완해야할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FIF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VAR 시행에 걸린 시간은 평균 80초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VAR 시행에 걸린 시간이 아니라, VAR을 선언하는 타이밍이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심이 갑자기 VAR을 선언하는 등 타이밍이 어긋나 선수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경우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형평성 문제도 피할 수 없었다. VAR 시행 여부가 주심의 결정에 달려있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고, VAR이 강팀이나 유럽 팀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비난도 들끓었다. 스페인전에서 상대의 명백한 핸들링 반칙에도 VAR이 시행되지 않아 눈물을 삼켰던 모로코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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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결승전과 3, 4위 결정전을 제외한 62경기에서 비디오 판독관이 체크한 장면은 총 440컷이었으며, 그중 주심이 VAR을 시행한 건 19회였다"고 밝혔다. 비디오 판독관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주심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이야기다.

인판티노 회장은 "VAR은 이번 월드컵에서 심판의 결정에 도움을 주고, 축구를 깨끗하고 투명하게 만들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제 VAR 없는 월드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VAR을 향후 월드컵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의 눈속임을 골라내고 오프사이드 상황을 잡아내는 등 이번 월드컵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VAR, 그러나 본래 취지대로 선수들의 억울함을 말끔히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명과 암이 명확하게 드러난 만큼 확실한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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