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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MK이슈] 종영 ‘미스 함무라비’ 마지막까지 따뜻하고 뭉클했다…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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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이런 법이라면,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다. 철옹성 같은 현실에 대항해 기꺼이 계란으로 바위를 쳤던 그들의 용기와 정의가 있었기에 그래도 살만한 세상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마지막까지 따뜻했고, 약자 편이었다.

16일 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 마지막회에서는 정의를 위해 종횡무진한 민사 44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한세상(성동일 분)은 마지막 재판에 나섰다.

한세상(성동일)은 박차오름(고아라)을 지키기 위해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박차오름과 임바른(김명수)은 한세상이 “눈이 부시구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근사한 판사로 성장해 있었다.

이날 마지막 재판은 박차오름과 민사44부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인 남편의 폭력에 생명의 위협을 당했지만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던 상황. 박차오름이 NJ그룹의 여론몰이에 의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판사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공판 검사는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이런 판국에 정당방위가 내려지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법원 내부적으로는 박차오름의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무죄를 선고해도 상급심에서 파기될 확률이 높다”라는 한세상의 경고에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의 남편 살해 사건에 무죄를 선고했다. 세상의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정하게 정의를 구현한 것. 재판의 결과와 드라마의 결말 모두 ‘미스 함무라비’이기에 가능한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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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가 쓴 ‘미스 함무라비’는 여느 법정 드라마와 달리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디테일이 다른 생활밀착형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현직 판사인 문유석 작가가 집필한 만큼 법원 한 켠을 들여다보는 리얼리티와 통찰력 있는 시선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저격했다. 거기에 청춘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과 임바른(김명수 분)의 고군분투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재미까지 더했다. 첫 방송부터 쏟아진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장면들은 거창하기보다 평범한 우리네 마음을 어루만지며 공감을 선사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드라마의 무대가 된 ‘민사44부’는 살인, 절도 등 형사 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는 민사 재판을 다뤘다. 직장 내 성희롱, 가정폭력 등 실제로 겪을 법한 현실적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생생한 현실을 투영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삶의 얼굴을 보여줬다. 사람 냄새 가득한 민사재판부의 고뇌와 성장은 때로는 씁쓸하고, 때로는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미스 함무라비’를 집필한 문유석 판사는 “우리나라 법정에는 망치가 없다. 판사가 검사, 변호사를 가까이 오라고 불러서 야단치지도 않는다. 검사가 권총 차고 범인 잡으러 다니지도 않는다. 살인 사건이나 거대 권력의 비리 사건은 전체 사건의 0.1%도 안 된다”면서 “‘미스 함무라비’는 우리 누구나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진짜’ 사건들과 그걸 다루는 사람들의 ‘진짜’ 고민을 그려보고자 한다. 우리 드라마에서 비현실적인 것은 주인공들의 외모밖에 없다”라며 재판 과정부터 판사들의 삶까지 세밀하고 생생하게 담은 ‘진짜’ 법정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열혈 판사 박차오름을 연기하며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고아라는 이 드라마로 인생 캐릭터를 다시 썼다. 원칙주의자 임바른을 통해 진일보한 연기력을 선보인 김명수도 고아라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며 ‘청춘’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줬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한세상을 연기하며 진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준 성동일은 매회 뭉클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류덕환은 법원을 휘젓고 다니는 ‘걸어 다니는 안테나’ 정보왕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미스 함무라비’ 최종회는 전국 유료가구기준 5.333%를 기록했다. 지난 6월 5일 방송분 이후 '미스 함무라비'가 5%대를 넘긴 것은 40여일만의 일로, 자체 최고 기록이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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