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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차기 대표팀 감독 협상 3대 키워드, '돈' '임기'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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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에서 열린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감독 거취와 최근 돌고 있는 외국인 감독 선임 여부 등을 논의한다. 2018.7.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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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5일 첫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가 끝난 뒤 김판곤 위원장은 "오늘 이후 포트폴리오 내 후보 감독들과 접촉할 수 있는 위임장을 위원들로부터 받았다. 당장 스케줄을 잡고 후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고 전했다.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의미였다.

생각보다 빠른 진행이었다. 협회 내부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포함, 2~3차례 모임이 진행된 뒤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절차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김판곤 위원장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지만 다이내믹하게 하겠다. 서두르지는 않겠으나 그렇다고 시간을 많이 끌지도 않겠다"는 표현과 함께 곧바로 움직였다.

일단 공식적인 후보군은 '신태용 감독을 포함한 10명 안쪽의 지도자'다. 김 위원장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의 격에 어울리는 감독이었으면 좋겠다"면서 Δ월드컵 지역예선 통과 경험을 가졌거나 Δ대륙컵 대회 우승 경험이 있거나 Δ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지도자 중 Δ우리의 축구철학에 부합하는 감독이라는 '기준'을 소개했다.

이런 틀이라면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다음 지휘봉을 잡을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 역시 "수준을 높게 잡다보니까 국내에서는 조건과 맞는 분이 잘 보이지 않고, (있더라도)현직을 떠나 행정을 하는 분도 있다"면서 "(국내 지도자는)따로 고민하겠다"고 에둘러 즉답을 피했다. 외국인 감독 쪽으로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마련한 '조건'에 부합하려면 외국인 중에서도 꽤 명망 있고 동시에 어느 정도의 결과물도 만든 지도자여야 한다. 김 위원장은 "기준은 확고하다.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수준에 맞고 9회 연속 진출하는 나라의 격에 맞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사실 전임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커리어에 결과는 없었다. 그냥 유명하다고 뽑진 않을 것이다. 반드시 결과가 따라와야 하는 감독이어야 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제법 네임밸류가 있는 지도자를 우선대상자로 삼고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3가지 걸림돌을 해결해야한다. 첫째는 협상에 있어 기본적인 카드가 될 수 있는 '금전적 여력'이고 둘째는 그 감독이 안정적으로 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에 대한 문제다. 그리고 셋째는, 어쩌면 앞선 2가지보다 더 중요할 '매력'을 선사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돈은 현실적인 문제다. 펩 과르디올라나 주제 무리뉴 등 톱클래스 지도자를 데려오고 싶은 '이상'이야 대부분이 같을 수 있어도 몸값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은 비생산적이다. 일단 대한축구협회는 최대한 배에 힘을 주겠다는 각오다. 김판곤 위원장은 "현재 선수들은 정말 배고픈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임기는 지도자들에게 돈만큼 중요한 조건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동시다발적으로 감독을 구하는 타이밍에서 정하는 임기는 지도자들에게 더더욱 관심사다. 다음 대륙별 선수권까지 2년 혹은 다음 월드컵까지 4년 보장이 선호될 배경이다. 그렇지 않고 애매한 타이밍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다면 새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껄끄럽다.

당연히 장기 계약을 선호한다. 백수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도 그렇지만 적어도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팀에 녹여내기 위해 시간을 보장받고 싶은 게 지도자의 마음이다. 여론에 따라 감독의 입지가 크게 휘둘리는 한국적 특성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 못을 박고 싶을 게 자명하다.

돈과 기간이 충족되더라도 대상 지도자가 도전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협상은 어렵다. 유럽이나 남미의 수준급 지도자들이 과연 한국행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궁극적인 고민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터무니없는 돈을 쓸 수는 없겠지만 상식선에서 많이 투자를 할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좋은 감독이 한국을 온다는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커리어가 한 번 떨어질 수 있기에 선택을 망설일 것"이라며 현실적인 고충이 있음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가서, 만나서 노력하겠다. 한국 축구가 왜 매력적인지 확신을 줄 수 있어야한다"는 말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돈'과 '임기' 그리고 한국의 '매력'이라는 어려운 키워드를 풀어내야 원하는 '유능한 지도자'를 스카우트 할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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