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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민병헌의 난조, 일시적 현상이길 바라는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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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타격 능력만큼은 검증된 선수잖아요.”

롯데의 외야수 민병헌(31)은 3할 타율이 친숙한 선수다. 지난 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3할 타율을 넘겨왔다. 외야 수비도 뛰어난 편이지만 준수한 타격 능력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대형 FA 계약(4년 총액 80억원)을 맺을 수 있었던 원동력.

실제로 지난 5월 9일 잠실 LG전 부상 이전까진 문제없었다. 34경기에서 타율 0.322,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부상 복귀 이후. 지난달 9일 이후 9일까지 23경기에서의 타율은 0.244(90타수 22안타)에 그쳤다. 홈런(5홈런), 타점(10타점) 기록은 6월 중순에 집중돼 있고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힌다면 타율은 0.158(38타수 6안타)로 더욱 하락한다.

시즌 전체 세부지표를 따져 봐도 썩 좋진 못하다. 민병헌의 매력 중 하나는 어느 포지션에서라도 제 몫을 다하는 팔색조 본능에 있다.

그럼에도 테이블세터는 가장 자신 있어 했던 타순이었는데 올 시즌은 다르다. 1번 타자로 들어섰을 때의 타율은 0.209, 2번 타자로 나섰을 때는 타율이 0.056에 그쳤다. 실제로 지난 5일 사직 두산전에선 난조에 빠졌던 전준우를 대신해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물론 전준우와 손아섭이 있어 테이블세터로 자주 나설 일은 없지만, 두 선수의 컨디션 저하를 대비한 카드로는 적합하지 않은 셈이다.

투수 유형에 따른 편차가 크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 올 시즌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389에 달하지만, 우완 상대 타율은 0.261까지 떨어진다. 좌타자는 기본적으로 우완에 약한 편이나 지난해 기록(좌완 0.326, 우완 0.277)을 생각해본다면 올해는 유독 투수를 가린다. 언더핸드를 향한 낯가림은 더욱 심각한 수준(타율 0.238). 역시 지난해 기록(0.386)과 큰 대조를 이룬다.

급기야 지난 7일 사직 KT 전에서는 상대가 언더 투수인 고영표의 선발등판을 예고하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전략적 선택이라고는 하나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제외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미 타격은 검증이 완료된 선수 아닌가”라며 애써 평온함을 유지한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 것이며 침체를 빠르게 벗어날 방법 역시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향후 고민이 많아진 ‘연습 벌레’ 민병헌의 방망이는 훈련 시 더욱 쉼 없이 돌아갈 전망. 선수가 쏟아내는 노력과 정성을 알기에, 롯데는 그저 일시적 부진에 그치길 바라며 지켜볼 뿐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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