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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진화하는 출루머신 추신수, 구단 역사 쓰고 한국 야수 최초 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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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텍사스 2번타자 겸 우익수 추신수가 첫타석에 이어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2017.08.03.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폭주기관차’ 추신수(36·텍사스)가 한 여름의 전설 올스타전에 초대받아 워싱턴 DC로 향한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9일(한국시간) 오는 18일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는 2018 올스타전에 참가할 선수를 발표했고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외야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추신수는 미국 진출 17년 만에 대업을 이뤘다. 더불어 이날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 9회초 극적인 내야안타로 47연속경기 출루까지 달성했다. 올스타전 선정에 텍사스 역대 최다 연속경기 출루까지 기록하며 겹경사를 이룬 추신수는 한국인 빅리거로는 2002년 김병현 이후 16년 만에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았다. 더불어 현역 최다 연속경기 출루에 1경기 차로 다가가며 오는 10일 보스턴과 원정경기서 금자탑을 바라본다.

최악의 위기를 진화로 돌파한 결과다. 추신수는 2년 전부터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거나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2013년 겨울 FA(프리에이전트) 계약 당시 정상급 출루머신으로 평가받았고 2015시즌까지 상위타순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2년 동안에는 타순도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오프시즌만 되면 쉬지 않고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며 불명예스럽게 텍사스 유니폼을 벗을 위기까지 처했다. 그러자 추신수는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마이너리그 선수로 돌아간 듯 새벽부터 타격훈련에 임하며 타격 메커닉 수정에 들어갔다. 장타력과 몸쪽 공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타격시 오른쪽 다리를 드는 ‘레그킥’을 시도했다. 지난 2월 추신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십수 년동안 유지하던 폼을 2~3개월 만에 바꾼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훈련으로 부족한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새벽 5~6시부터 타격 훈련에 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오래 훈련한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반복훈련을 통해 바뀐 타격폼을 빨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타석에서 폼에 신경쓰지 않을 때까지는 해야 한다”며 절박하게 매달렸다.

4월까지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시원한 장타가 나오다가도 2~3경기 연속 무안타에 시달렸다. 때로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오른 다리를 지면에 붙이고 예전 타격폼으로 배트를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5월부터 이전보다 부쩍 향상된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4월까지 타율 0.233 장타율 0.414로 고전했던 추신수는 5월 타율 0.290 장타율 450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6월에는 타율 0.347 장타율 0.621로 대폭발했다. 연속경기 출루 행진의 시작점을 끊은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지난 8일 디트로이트전까지 46경기에서 타율 0.343 출루율 0.470 장타율 0.611 OPS(출루율+장타율) 1.081로 괴력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게 아니라 이 기간 11개의 2루타와 12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영양가 만점 타격을 선보였다. 올시즌 17홈런으로 이미 자신의 전반기 최다홈런(13개) 이상을 터뜨린 그는 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22개)을 넘어 30홈런 고지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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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추신수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 후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5. 6.20.시카고 (미 일리노이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현지언론은 제2의 전성기를 연 추신수의 올스타전 출장을 당연하게 바라봤다. 미국스포츠전문매체 ESPN 야구 칼럼니스트 5명이 올스타 투표에 임했고 전원이 추신수를 올스타로 선정했다. ESPN 외에 CBS스포츠, 야후스포츠 등도 주저하지 않고 추신수의 올스타전 출장을 예상했다. 텍사스 구단 또한 최근 ‘CHOOSE CHOO’(추신수를 올스타로 선택하라) 캠페인을 진행했다. 경기 후 승패에 관계없이 추신수의 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조명하며 구단 SNS에 꾸준히 #CHOOSE CHOO 해시태그를 달았다. 9일 현재 86경기 타율 0.293 17홈런 42타점 56볼넷 OPS(출루율+장타율) 0.903을 기록한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4위, OPS 9위에 올라있다.

추신수는 9일 디트로이트전을 마친 후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들뜬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그는 텍사스 지역 일간지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을 통해 “소름이 끼친다.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을 때만 해도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올스타전 무대를 밟을 줄은 몰랐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밝게 웃었다. 덧붙여 “이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가족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내게도, 가족에게도, 한국에도 정말 특별한 일이다.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별들의 잔치에 선 자신의 모습을 기대했다. 역대 코리안 빅리거 최초 야수 올스타로 선정된 추신수는 코리안 빅리거로는 박찬호와 김병현에 이어 3번째, 아시아 출신 빅리거로는 15번째로 올스타전에 출장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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