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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Gemini2’ 들고온 윤미래…패기는 여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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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정규앨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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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스물한 살이던 윤미래는 패기 넘쳤다. 당시 직접 가사를 쓴 노래 ‘메모리즈(Memories…)’에서 윤미래는 ‘조금만 더 가면 돼 포기 않지 난 아직’ ‘칠전팔기 내 인생 끝까지 가볼래’라고 외친다. 2018년, 서른일곱이 된 윤미래는 ‘워킹맘’이다. 9살 된 아들 조단이와 남편 타이거JK(본명 서정권)를 옆에 둔 그는 노래 ‘랩 퀸’(Rap Queen)에서 ‘새로운 시작 워킹맘의 객기’ ‘몸을 하늘 위로 던져’라고 외친다. 여전히 패기 넘친다.

‘힙합 여제’ 윤미래가 지난 5일 새 앨범 <Gemini 2>를 내놨다. 2007년 정규 3집 이후 11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1.5집 <Gemini>에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해 <Gemini 2>라고 이름 붙였다. 힘들었던 가요계 생활을 회상하고, 남편과 욕지거리를 주고받으며 싸우고, 아이라면 귀여워 죽고 못 사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노래에 담겼다. 앨범은 남편이자 윤미래 소속사 ‘필굿뮤직’ 대표인 타이거JK가 프로듀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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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싸울 때도 랩으로 싸우느냐”

질문에 힌트 얻어 만든

‘개같애’가 압권

아내로서 엄마로서

‘워킹맘의 객기’ 솔직하게 보여줘


더블 타이틀곡인 ‘개같애’가 가장 압권이다. 말랑말랑한 선율을 타고 ‘오빤 개같애 돈도 많이 벌어준다 했지만/ 맨날 술만 먹고 지랄/ 대답해 오늘만은 얘기해 피하지 마/ 맨날 술만 먹고 지랄’이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타이거JK와 윤미래가 함께 가사를 썼다. 여자는 방도 안 치우고 게임만 하고 담배만 피우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고, 남자는 ‘자기의 늘어가는 잔소리 다 맞는 말뿐’이라며 능글맞게 받아내는 레퍼토리다. 인터뷰 때마다 “두 사람이 싸울 때도 랩으로 싸우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개같애’의 다소 직설적인 가사에 대해서 윤미래와 타이거JK는 지난 5일 있었던 새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개같애’는 오빠(타이거JK)와 저의 이야기, 제 주변 커플들의 이야기들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여러분들이 저랑 더 친해질 수 있고, 제 음악을 더 느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윤미래)

“‘개같애’를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줬는데 가사를 보고 ‘저질스럽지 않으냐’며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가사에서 어떤 것을 빼야 할까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조금만 다듬고 그대로 냈죠. 미래는 엄마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이에요. 엄마에 대해서도 노래할 수 있고, 남편에 대해서도 노래할 수 있어요. 섹시할 수도 있고 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랩할 수 있죠. 다듬어진 것만 보여주면서 숨기지 않아도 되잖아요.”(타이거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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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는 막 시작한 연인처럼 치열하게 다투지만, 아이에게는 달콤한 윤미래다. 이번 앨범의 3번 수록곡인 ‘쿠키(Cookie)’는 조단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노래한 곡이다. ‘마주 보는 눈길/ 거울 같은 마음이/ 네게 느껴지니’ ‘엄마 아빠를 닮은 곱슬머리’ ‘Lp판이 바늘에 긁히면 엄마 아빠는 춤춰/ 왠지 모르게 따뜻해지는 soul train 의정부역’이라는 가사를 듣고 있으면 ‘힙합가족’ 세 사람이 춤추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I love you mommy(사랑해요 엄마)’라는 조단의 목소리도 노래의 한 부분으로 들어갔다. 윤미래는 “조단이를 보면 깨물고 싶을 정도로 달콤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제가 조단이를 ‘쿠키’라고 부른다”며 “제가 ‘쿠키’를 얼마나 사랑하는가에 대해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이거JK는 “조단이가 작업실에 내려와서 녹음을 하면서 함께 만든 곡”이라며 “조단이의 목소리 파형을 따와서 가족 문신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15살 어린 나이에 데뷔

힘들었던 지난날

자기 고백적 노래로

아픈 기억 털어내려


윤미래는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한창 활동해야 할 시기에 소속사와 계약 문제가 생겨서 5년 넘게 활동을 못 하는 등 힘든 시절들이 있었다. 수록곡인 ‘노 그래비티(No Gravity)’는 ‘검은 행복’ ‘삶의 향기’ ‘메모리즈’처럼 윤미래가 힘들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만든 자기고백적인 노래다. ‘등 돌려 눈물 흘려/ 들키기 싫어서 왠지 지는 것만 같아/ 죄인처럼 창밖에 지는 해를 봤어/ 하루하루 지나가면 잊혀지겠지’라는 가사다. 윤미래는 “예전 사무실과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기억에) 묶여있던 것들로부터 좀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에 쓴 노래”라고 했다. 타이거JK는 “힘들었던 것들을 왜 자꾸 이야기하느냐고 할 수 있으나, 우리는 표현해야 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렇게 털어내는 곡들이 없이는 앞으로 못 나가겠더라”고 했다.

“랩할 때가 가장 행복 무대는 나만의 천국”

14·15일 단독 공연


올해 데뷔 21주년인 윤미래는 올해 좀 더 ‘윤미래다운’ 음악을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14·15일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단독 공연도 예정돼있다. 윤미래는 “무대 위에서는 힙합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저는 무대에서 랩할 때 가장 행복하고 편해요. 공연할 때 관객과 서로 주고받는 에너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그래서 계속 음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대는, 천국 같아요. 저만의 천국요.”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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