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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연예기자24시]아직 끝나지 않은, `믹스나인`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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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월 종영한 JTBC 아이돌 서바이벌 '믹스나인'로 또 한 번 이슈의 중심에 섰다. 서바이벌을 뚫고 데뷔조에 합류한 이들의 '데뷔 무산'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 지 두 달 만에 예기치 못하게 피소된 것. 그런가하면 '믹스나인' 출연자로 구성된 걸그룹과 '믹스나인' 출신 멤버가 속한 그룹의 데뷔와 컴백도 잇따르면서 본의 아니게 계속해서 뉴스로 회자되고 있다.

'믹스나인'은 '빛나는 소년소녀를 구하라'는 캐치프라이즈 아래 론칭된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을 성공 시킨 Mnet '프로듀스 101'의 산파, 한동철 PD와 의기투합해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나 방영 내내 1%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기대했던 것보다도 현저히 낮은 주목도 속에 프로그램을 마친 '믹스나인'은 최종 9인으로 선발된 우진영(해피페이스), 김효진, 김민석(WM), 이루빈(라이브웍스컴퍼니), 김병관, 이동훈(비트인터렉티브), 송한겸(스타로) 최현석, 이병곤(YG)을 상반기 데뷔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종영 후 한동안 감감 무소식이더니 급기야 이들의 데뷔를 없던 일로 했다.

YG는 지난 5월 '믹스나인' 그룹 데뷔 불발 공식입장을 전하며 "원만한 합의"라는 표현을 통해, 회의 과정에서 이렇다 할 갈등이 빚어지지는 않았음을 강조했다. 당시 무수한 비판, 비난 여론이 쏟아졌고 YG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사과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데뷔가 무산된 연습생 당사자들과 그들의 기획사는 YG의 공식발표 직후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YG의 무책임한 행보로 그렇게 잊혀지는가 싶던 '믹스나인'이지만 서바이벌 1위 연습생 우진영의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이하 해피페이스)가 YG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새 국면이 시작됐다.

해피페이스는 손해배상청구 소송 관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데뷔 무산에 이르게 되기까지 YG가 보인 행태가 '갑질'이라 주장했다. 특히 YG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일방적 소통 방식"이라 표현, 앞서 YG가 밝혔던 "원만한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에 대해 YG는 "(소송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법적 맞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굳이 다시 환기하지 않아도 '여론재판'의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YG가 아무리 '각 기획사 대표들과 원만하게 협의해 데뷔 무산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한들, 많은 이들이 '믹스나인' 데뷔 무산에 대해서는 대형기획사이자 프로그램 제작사의 횡포로 여기고 있다. 해피페이스는 데뷔 무산 '피해'의 당사자로서 상징적인 액션을 취한 것이라 볼 만 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두 팀의 걸그룹을 통해 다시 한 번 '믹스나인'이 소환됐다. '믹스나인' 1호 걸그룹 네온펀치의 데뷔와, '믹스나인' 출연자가 포함된 걸그룹 엘리스를 통해서다.

네온펀치는 '믹스나인' 출연 당시 양현석의 극찬을 받았던 팀. 이들은 데뷔 쇼케이스에서 '믹스나인'과 양현석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엘리스 역시 "'믹스나인'의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습득력이 늘었다"며 프로그램에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믹스나인'은 누군가의 후광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좋은 이슈던 아니던 혹은 임팩트를 줬던 못 줬던 '믹스나인' 출연 사실 자체가, 가수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는 내팽개칠 수 없는 홍보 수단이 될 터다. 지금도 ['믹스나인' 출신]임을 강조하며 데뷔 혹은 컴백을 신고하는 신인 가수들이 적지 않은 상황, 누군가에게는 피눈물 나는 3개월이었겠으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 것이 분명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믹스나인' 그리고 YG가 현재 처한 갈등이 어영부영 넘어가지거나 쉽사리 봉합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나홀로 프로젝트가 아닌, 많은 이들과 함께 '시스템'적으로 완성한 프로젝트기 때문. 아직, 끝나지 않은 '믹스나인'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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