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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조별리그 2연패' 신태용호, 그래도 아직 불씨는 안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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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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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2연패를 당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그렇다고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팬들은 보길 원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전반 26분 수비수 장현수(FC도쿄)의 뼈아픈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 실점을 내준 데 이어 후반 21분 상대 스트라이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에게 역습으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그나마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추격골이 위안을 줬지만 경기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한국은 지난 2경기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공격은 결정력이 떨어졌다. 벤치의 깜짝 전술은 시행착오를 남겼다. 경기 후반 체력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모든 면에서 우리 대표팀은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해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불안한 수비라인...흔들리는 장현수

지난 2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수비수들의 판단미스였다. 2경기 연속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선 김민우(상주상무)의 무리한 태클이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했다. 2차전에선 장현수의 핸들링 반칙이 문제가 됐다.

대표팀 수비수 출신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태클은 확실하거나 볼을 확실하게 터치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며 “장현수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태클을 해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도 “공격수가 슈팅도 하기 전에 태클을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장현수는 현재 한국축구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로 평가받는다. 수비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다. 조직력을 이끄는 리더로서 능력도 뛰어나 모든 대표팀 감독이 장현수를 신뢰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장현수의 활약은 실망스럽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오히려 발이 묶인 모습이다. 멕시코전이 끝난 뒤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어버려 그 부분이 더 아쉽다, 수비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해서 마지막까지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당장 독일전에 장현수를 기용해야 할지 고민이 뒤따를 전망이다.

▲결정력 떨어지는 공격...벤치 전술도 아쉬움

공격에서도 결정력이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1차전에선 김신욱(전북현대)을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좌우에 두는 공격 전술을 가져갔다. 196cm 장신인 김신욱으로 하여금 스웨덴 수비진과 높이 대결을 펼치도록 유도했다.

결과는 실패였고 김신욱은 후반 초반 일찍 교체됐다. 오히려 손흥민, 황희찬의 수비 가담 시간이 길어지면서 역습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유효슈팅 0개’라는 기록이 이날 경기 내용을 잘 보여줬다.

2차전 멕시코전은 스웨덴전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최전방에 있는 손흥민은 멕시코 수비진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만회골도 손흥민의 개인능력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17개의 슈팅에도 단 1골에 그친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슈팅이 9개나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는 것은 멕시코 수비가 잘한 부분이지만 우리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그동안 거의 쓰지 않았던 깜짝 전술을 들고 나왔다. 1차전에선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스리톱이었고 2차전에선 이재성을 최전방 투톱으로 올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상대팀 전력과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꺼내든 전술이었다. 하지만 평가전 등을 통해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다보니 기대했던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체력도 우리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강점은 전통적으로 체력과 정신력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경기 후반 체력이 떨어져 고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파워프로그램을 한 차례 실시했다.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컨디션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차라리 국내에서 소집훈련을 했을 때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마지막 독일전 올인

한국은 27일 오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과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조별리그 2연패를 당했지만 독일이 스웨덴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덕에 실낱같은 16강 진출 희망이 살아났다.

물론 우리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복잡한 경우의 수를 거쳐야 한다. 우리가 무조건 독일을 2골 차 이상 이겨야 하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16강이라는 목표와 관계없이 우리 대표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독일을 만만히 볼 수 없지만어차피 이판사판이다. 모든 축구 팬들은 독일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후회 없이 싸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손흥민의 득점이 살아났다. 손흥민의 골감각이 살아났다는 곳은 우리 대표팀에게 반가운 일이다.

독일이 100% 전력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행운이다. 독일은 주전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 뮌헨)이 코뼈 골절로 한국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주전 수비수 마츠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이상 바이에른 뮌헨)도 목 부상과 퇴장으로 한국전에 나오기 어렵다. 한국도 주전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걸리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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