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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월드컵] 손흥민처럼 달려들지 못하면, 수비는 그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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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18.6.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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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0-1 패배로 끝났던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과의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1차전은 이런저런 씁쓸함을 남겼다. 모두가 수비에 힘을 준다고 다 같이 뛰어다녔으나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고, 조현우 골키퍼의 깜짝 활약으로 잘 넘어가는 듯했으나 수비수의 아쉬운 판단과 함께 내준 페널티킥으로 고개를 숙였다.

무실점으로 막았다면 가장 좋았겠으나 그래도 1실점이면 나름 선전했다. 여기에 더한 아쉬움은, 그 페널티킥을 끝내 만회하지 못한 채 무득점 패배로 끝났다는 사실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수비를 하느라 어려운 점도 있었으나, 당연히 골을 못 넣으면 공격수 책임이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간판 공격수이자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갖는 것은 이해되나 사실 손흥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도 손흥민은 나름 실마리를 찾기 위해 애를 썼다. 다만 도움을 주는 이가 없어서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스웨덴전에서 대표팀은 상대의 공격을 잘 막다가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방을 날린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 그러나 스웨덴 선수들의 힘과 높이에 부담을 느낀 선수들이 준비했던 의도와 달리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면서 계획보다 낮은 위치에서 방어가 진행됐다는 게 문제다.

신태용 감독의 묘책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아 허를 찌른다는 것이었는데 공격권을 잡고도 우리 진영에 머물러 있었으니 날카롭고 빠르게 공격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손흥민이 몇 차례 빠른 드리블을 시도했으나 집중견제에 전진이 쉽지 않았고 반대편에서 따라와 주는 이가 없어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래도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수비를 향해 돌진하니 막아서는 이들은 파울을 범하지 않기 위해 간격을 조절하거나 뒷걸음질 쳐야했다. 요컨대 손흥민의 드리블이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하게 도전했기 때문이다. 반면 손흥민을 제외한 대다수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다시 공을 줄 곳을 찾았다. 수비는 그냥 기다리면 됐다.

1994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한 수비수 출신이자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고 있는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수비수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공격수는, 자신 쪽으로 과감하게 달려드는 선수다. 멈칫거리거나 동료에게 패스를 주려고 하는 선수는 막기 쉽다. 하지만 나를 향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는 어렵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의 흥민이나 희찬이가 그런 스타일이다. (이)승우도 그렇다. 다들 충분한 재능을 갖추고 있으니 과감히 부딪혔으면 싶다"는 말로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현역시절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이천수 JTBC 해설위원은 "사실 과거 대표팀은, 손흥민이 막히면 무조건 롱패스였다. 그러니 단조로웠고 상대가 막기도 수월했다"고 지적한 뒤 "이승우처럼 돌파가 되는 옵션을 장착하는 게 필요했다. 공격수는 도전할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도전을 해야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23일 밤 12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멕시코전은 뒤가 없는 경기다. 스웨덴을 넘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또 다시 패하면 최종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무산된다. 한국을 떠날 때부터 "우리는 도전자"라는 목소리를 냈던 대표팀이다. 그렇다면 후회 없이 제대로 달려들 필요가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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