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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러시아 월드컵 VAR 논란, 핵심 쟁점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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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의 순간 선택이 경기 승패까지 좌우

VAR 확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차도 문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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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을 두고 축구계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VAR은 주심의 정확한 판정을 돕기 위한 제도로 월드컵 사상 최초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도입됐다. 경기 중 주심이 못 본 중요한 상황을 별도의 방에 있는 VAR 심판 4명이 확인해 주심에게 권고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 그 권고를 수용하는 것은 주심의 재량이다.

문제는 VAR이 득점 장면이나 페널티킥 선언, 퇴장 등 결정적인 상황에만 관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심이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가 경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VAR은 정확할 수 있지만 주심의 선택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실제 이번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VAR이 승패를 좌우한 경기가 많다. 16일(한국시간) 열린 C조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 18일 열린 F조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는 모두 VAR에 의한 페널티킥이 결승골이 된 경우다.

20일 열린 B조 스페인과 이란의 경기에서는 반대로 이란의 득점이 VAR에 의해 오프사이드 선언이 됐다. 선심도 깃발을 들지 않은 상황에서 주심이 VAR의 권고를 무시했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 하나의 논란은 주심이 VAR의 권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차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흐름으로 풀리고 있던 경기가 VAR의 권고를 받아들인 주심에 의해 매끄럽지 않게 끊기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좋은 예다. 후반 20분 김민우가 태클로 따낸 공을 우리 선수들이 받아 스웨덴 진영으로 빠르게 역습을 시도했다. 좋은 찬스가 만들어지려는 찰나 주심이 휘슬을 불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김민우의 태클이 나온 지 20초가 훌쩍 지난 시점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VAR 판정을 위해 경기를 멈추는 것은 공이 중립지대에 있거나 옆줄 밖으로 나갔을 때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날 주심은 한국의 역습을 중단시키고 판정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 지역에서 발생한 스웨덴 선수의 핸드볼 의심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이 맹렬하게 합의했음에도 끝까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은 20일 열린 조별리그 B조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도 연출됐다. 후반 18분 모로코 선수가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 지역에 있던 포르투갈의 곤살로 게데스 팔에 맞았지만, 주심은 끝까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경기가 속행되자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VAR 판정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다 보니 편파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똑같은 장면에서 한 장면만 선택하고 다른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감춘다면 VAR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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