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월드컵] 스페인 위협한 '두 얼굴' 이란…수준급 수비-압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이란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AFP=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란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란은 익히 알려진 수비 뿐만 아니라 수준급의 압박을 펼치면서 스페인을 혼쭐냈다.

이란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0-1로 고개를 숙였다.

아쉬운 결과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이란은 칭찬받기 충분했다. 이날 이란의 시작은 수비 축구였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자기 진영으로 내려와 스페인의 공격을 막는데 집중한 뒤 역습을 펼쳤다.

이란의 수비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지난 2011년 이란의 지휘봉을 잡고 나서부터 다듬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90분 동안 골을 내주지 않다가 추가 시간에 리오넬 메시에게 실점, 0-1로 패배할 정도로 강력한 방패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총 1063분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이란의 수비는 돋보였다. 지난 16일 모로코와의 대회 조별예선 1차전 때도 수비 축구를 들고 나와 성공을 거뒀다.

당시 이란은 90분 동안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한방을 노렸는데 경기 막판에 나온 모로코의 자책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란은 스페인을 상대로 공 점유율은 신경 쓰지 않았다. 스페인에 공 점유율을 내준 이란은 6명이 최종 수비라인을 이루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짧은 패스를 장점으로 하는 스페인도 이란의 단단한 방패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이란은 스페인과 조금만 접촉해도 쓰러져 시간을 버는 '침대 축구' 카드도 꺼내 들었다. 최전방 사르다르 아즈문부터 수문장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까지 경기에 나선 11명은 시간을 끌기 위해서 쓰러졌다.

의도한대로 경기를 잘 풀던 이란은 후반 9분 생각지 못한 실점을 했다. 수비수 라민 레자에이안이 디에고 코스타와 골문 앞에서 경합을 펼치다 걷어낸 공이 코스타 다리에 맞고 그대로 골이 됐다.

이후 이란의 축구는 완전히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이란은 최종 수비 라인을 하프라인 부근까지 끌어 올리면서 스페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앞서 수비만 펼쳐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란은 특유의 힘과 높이를 앞세워 스페인을 위협했다.

비록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후반 17분 사에이드 에자톨리아가 골도 넣는 등 수차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알고 있던 이란과 완전히 다른 얼굴이었지만 기본기가 좋기로 유명한 스페인이 당황할 정도로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이란은 아쉽게 내준 골을 만회하는데 실패, 스페인에 고개를 숙였지만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오는 26일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최종 3차전에서도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사상 첫 16강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dyk0609@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