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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퇴장당한 콜롬비아 선수, 트위터서 살해협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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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조선일보

콜롬비아의 산체스를 살해하겠다는 협박이 담긴 트위터.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권총과 총알을 앞에 둔 채 술잔을 잡고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트위터 캡처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32)는 무사할까. 그는 19일 일본과 벌인 러시아월드컵 H조 첫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전반 3분 만에 퇴장당한 것이다. 산체스는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가가와 신지가 날린 슈팅을 팔로 막아버렸다. 주심은 고의로 핸드볼 반칙을 했다고 판단해 그에게 즉각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일본엔 페널티킥을 줬다.

먼저 한 골을 내준 콜롬비아는 남은 87분 동안 10명으로 싸우는 불리한 경기를 한 끝에 1대2로 졌다.

산체스는 러시아월드컵 첫 퇴장 선수라는 불명예를 안았을 뿐 아니라 폴란드와의 2차전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부터 콜롬비아 대표로 뛰고 있으며, 현재 스페인 프로리그의 에스파뇰에서 활약하고 있다. 콜롬비아로선 간판 미드필더 산체스가 결장하면 전술적으로 손해가 크다. 콜롬비아 축구 팬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산체스를 비난하고 있다. '팀을 망치려고 작정했다' 등은 점잖은 수준. '콜롬비아로 돌아오면 죽는다. 24시간 줄 테니 가족을 피난시켜라' 등의 섬뜩한 내용도 적지 않다.

실제로 콜롬비아에선 월드컵 출전 선수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1994 미국 대회 당시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미국과의 2차전에서 자책골로 먼저 골을 내줬다. 콜롬비아는 1대2로 지며 2패째를 안았고, 결국 1승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공적(公敵)'이 된 에스코바르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귀국 후엔 여자 친구와 고향의 한 술집을 찾았다가 마약 밀매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지고 말았다. '에스코바르 사건'을 기억하는 팬들은 산체스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1994년의 비극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는 호소와 '너무 자책할 필요 없다'는 응원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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