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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병지의 눈] 스웨덴전 패인과 멕시코전 필승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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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열린 스웨덴과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한국의 수비수 김민우(아래)가 스웨덴 공격수 빅토르 클라에손에게 태클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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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논평위원] 안타깝다. 충분히 해볼만 했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물론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그것도 '별들의 전쟁'인 월드컵에서 누구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의 팀이 질 수도 있고, 한 수 아래 팀이 이길 수도 있다. 축구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모두가 알다시피 0-1로 패했다.

스웨덴전 패배는 16강 진출을 바랐던 국민적 염원의 크기 만큼 무성한 뒷말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스웨덴전 결과에 갇혀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에게 스웨덴전보다 더 중요한 멕시코와 일전이 남아 있다. '멕시코전 승리 공식은 뭐냐', '멕시코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냐' 등은 근래 자주 받는 질문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다. 옛것(스웨덴 전)을 익혀 새로운 것(멕시코 전)을 안다는 뜻이다. 성현의 가르침을 따라 스웨덴 전을 복기했다. 결론부터 말해 스웨덴전 패배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유효 슈팅 0개'에서 보듯 찬스를 만들지 못한 것과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지 못한 것 체력적으로 상대보다 앞서지 못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선택한 4-3-3 전술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러시아 땅을 밟은 23인의 태극전사로 구성된 베스트 일레븐이 4-3-3 전술로 공식 경기에 나선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월드컵에 출전할 정도의 선수라면 맞춰가는 건 맞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쓸 전술이었다면 본선 무대에 앞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 정도는 맞춰봤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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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멕시코와 F조 2차전을 앞두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상승세의 독일을 맞아 어떤 전략을 꺼낼지 주목 된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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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도 우리가 스웨덴을 상대로 우위를 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단적으로 원톱으로 나선 김신욱은 스웨덴의 높이를 의식한 기용이면서 동시에 세트피스 공격 상황에서 제공권 싸움을 통한 세컨드볼 내지는 직접적인 공격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본다면 김신욱 카드는 7-3 정도로 상대가 잘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했다. 이 밖에도 우리의 장점이 전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경기다.

체력적으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준비된 경기 시작 후 15분은 좋았다. 하지만 90분 내내 공격만 할 수 없다. 축구는 흐름의 경기다. 6-4 정도 팀 전력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경기든 주도권이 뒤바뀌는 터닝 포인트가 있다. 스웨덴전에서는 0-1로 뒤질 때가 그랬다. 한 발 더 뛰고 압박의 강도를 높였어야 했다. 대회 열흘 전 파워 프로그램으로 체력을 끌어 올렸던 대표팀이다. 물론 선제골 실점 이전까지 많이 뛰었지만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결국 파워 프로그램의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기회 창출과 전략과 체력적 우위 선점이라는 스웨덴 전의 남긴 교훈은 멕시코와 일전에도 유효하다. 멕시코는 빠른 발과 순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간 활용에 능하다. 그만큼 공수 사이 간격 유지가 중요하다. 스리백이든 포백을 쓰든 선수 간 앞뒤, 좌우 6~7m 거리를 유지하며 멕시코의 공간 활용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 특히 멕시코는 독일 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역습에 강하다. 신태용호는 결정해야 한다. 어떤 포메이션을 쓰든 우리의 1선과 2선, 3선 라인 수비를 상대 진영에서 할지 우리 진영에서 할지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 진영으로 라인을 내려 수비하는 게 좋아 보인다. 역습에 강점이 있는 멕시코는 끊임 없이 우리 수비 뒤 공간을 노릴 게 분명하다. 뒷공간이 열린다면 신태용호는 위협적인 장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역습 차단을 위해 전방 압박을 하더라도 좌우, 앞뒤 간격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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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스웨덴과 1차전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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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시 멕시코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려야 한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 우리에게도 힘과 스피드를 갖춘 '라인 브레이커'가 있다. 여기에 신체적 우위도 우리에게 큰 무기다. 특히 197cm 장신의 김신욱은 멕시코가 부담스러워할 카드인 것은 분명하다. 김신욱을 선발 기용해 초반부터 높이에서 우위를 가져갈지 아니면 70분 이후 교체 카드로 활용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패배는 곧 예선 탈락이다. 그런 만큼 신태용호는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성급해 해서는 안 된다. 냉정함과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멕시코가 잘 하는 걸 막으면서 멕시코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 준비 없는 '닥공'은 큰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축구 속에서 해법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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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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