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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러시아 메일]‘최약체’ 한국 축구, 다시 부딪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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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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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민우를 위로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연합뉴스


떨궜던 고개를 다시 들어야 한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둥근 공은 어디로 구를지 모른다. 전력이 약한 현실을 인정하고 도전자로 다시 부딪치면 된다.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에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앞으로 남은 2경기의 상대가 스웨덴보다 강한 멕시코와 독일임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축구팬들의 실망이 크고 비난도 거세다. 유효 슈팅 하나 없는 무기력한 공격과 결국 극복하지 못한 수비 불안을 질타하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은 도를 넘어선 수준까지 이르렀다. “월드컵은 증명하는 무대”라고 했던 이영표의 말처럼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결과를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첫 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모든 경기가 끝난 이후에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난상토론해도 충분하다. 지금 대표팀과 축구팬들이 해야 할 일은 첫 경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시 한마음으로 뛰는 것이다. 남은 2경기에 집중하는 게 지극히 현명하고 생산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가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1위 독일, 15위 멕시코, 24위 스웨덴에 비해 분명 뒤지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애초에 약자고 도전자였다. 강한 상대임을 알고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다시 가드를 올리고 그들을 맞아야 한다.

2차전 상대 멕시코는 세계 최강 독일을 물리치며 막강한 전력을 드러냈다. 강력한 압박과 빼어난 개인기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 팀이다. 패배의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도전자의 가장 큰 무기인 패기와 정신력을 회복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박지성의 말도 그랬다. “우리가 조 최하위의 전력인 것은 월드컵 전에도,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멕시코전도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인내하며 잘 버텨서 무실점을 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잘하는 방식대로 적은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하면 된다.”

스웨덴전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 중 하나는 상대를 너무 의식해 우리의 축구를 펼쳐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빠른 스피드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역습을 만들어내는 한국 축구의 역동성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다. 멕시코전에서는 두려움 없이 우리의 축구로 후회 없는 도전을 펼치는 태극전사를 보고 싶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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