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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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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세계 1위 독일에 1대0 승리 횡패스·백패스 군더더기 없이 밀집수비·빠른 역습으로 이변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 대표팀(FIFA 랭킹 1위) 선수들은 모두 넋 나간 얼굴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이자,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 10전 전승을 달린 독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7만8011명 관중이 들어찬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엔 '멕시코' 함성으로 가득 찼다.

◇빠른 역습으로 전차 군단 봉쇄

멕시코(FIFA 랭킹 15위)는 18일(한국 시각) 열린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독일을 1대0으로 잡았다. 이번 북중미 예선 1위인 멕시코는 1994 미국월드컵부터 6회 연속 16강에 오른 강팀이다.

멕시코는 경기 내내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플레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역습 한 방이었다. 압박을 통해 상대팀 독일의 볼을 가로챈 후, 전방 공격수들에게 한 번에 넘겨주는 패스로 상대 진영까지 빠르게 도달했다. 불필요한 백패스나 횡패스는 없었다. 특히 공격에 활발히 가담하는 오른쪽 수비수 요슈아 키미히(23·뮌헨) 뒤 공간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았다.

전반 36분. 멕시코 역습이 빛났다. 멕시코 신성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번)는 상대 공을 빼앗아 만든 역습 상황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의 패스를 받고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멕시코는 밀집 수비로 공을 뺏은 뒤 빠른 역습으로 독일 수비진을 시종일관 괴롭혔다. 이날 볼 점유율만 봐도 멕시코 역습 전략이 증명됐다. 독일은 61%, 멕시코는 39%였다. 전략가로 유명한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비적으로 경기하면서 영리하게 역습을 노렸다. 특히 전반전에 우리는 완벽한 팀이었다"며 만족했다.

멕시코 대표팀엔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자국 팬 4만여 명(추정)은 경기 내내 열광적인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독기 품은 독일 "패배 만회할 것"

멕시코에 일격을 당한 독일 요아힘 뢰프(58) 감독은 "수비에서 공간을 허용하고, 익숙했던 공격에도 실패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스웨덴, 한국전을 통해 오늘 패배를 만회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모스크바(러시아)=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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