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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독기품은 獨, 기세오른 멕시코…한국 16강의 꿈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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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SSIA 2018 ◆

매일경제

당황한 표정의 붉은악마들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축구팬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한국과 스웨덴전을 긴장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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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2014 브라질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무너진 것. 절대강자로 꼽히며 '대회 2연패'까지 노리던 독일이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하며 F조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이날 이어진 F조 한국과 스웨덴전에서는 한국이 비디오 판독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0대1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가운데 멕시코와 스웨덴이 1승씩 거두며 공동 1위에 올랐고 한국과 독일은 1패를 안고 공동 3위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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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조 첫 경기에서 독일의 패배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독일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대1 충격패를 당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승률을 계산한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양 팀 승률을 독일 62.8%, 멕시코 15.4%로 예측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멕시코 전사들은 많이, 빠르게 뛰면서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반 중반 역습 상황을 맞이한 멕시코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패스를 이어받은 '신성' 이르빙 로사노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세계 최고 키퍼로 꼽히는 마누엘 노이어를 뚫어냈다.

이 한 방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

뒤늦게 불이 붙은 독일은 무려 25개 소나기 슈팅을 쏟아내면서 멕시코를 압박했지만 더 이상 골망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멕시코는 날카로운 역습을 통해 추가 골까지 노리는 모습을 보였고 끝내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멕시코는 독일을 1985년 평가전 이후 33년 만에 꺾는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로사노는 "내 생애 최고 골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술 더 떠 멕시코 지진 관측 기관인 심사는 아예 "오전 11시 32분 수도 멕시코시티에 설치된 최소 두 개의 지진 센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210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자국의 득점에 발을 구른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독일은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이후 40년 만에 첫 경기 무득점에 그쳤고, 1982 스페인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첫 경기 패배까지 당하면서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네 차례 월드컵에서 이전 우승국이 다음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가 세 번이나 되기에 '챔피언의 저주'에 대한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치른 최종 평가전에서도 겨우 2대1로 승리하면서 느꼈던 불안감이 결국 터져나온 셈이다.

일단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우리가 무계획적인 데다 심지어 부주의했다"며 "팀이 분열한다거나 갈팡질팡하지는 않을 것이고 스웨덴과 한국전을 통해 오늘 패배를 만회할 수 있다. 16강에 반드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분위기 수습을 시도했지만 한 번 흔들린 분위기가 다시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 수비수 마츠 후멜스는 "수비수들이 외롭게 남아 있는 경우가 잦았다. 왜 우리가 오늘 이런 경기를 보여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노를 표했고, 경기 직후 독일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율리안 브란트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논란만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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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패배로 16강 진출을 노리는 F조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애초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독일이 3승으로 독주를 펼치는 동안 스웨덴과 멕시코를 버텨내면서 2위를 노린다는 구상이었지만 모든 계획이 틀어지게 되는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한국은 1차전인 스웨덴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멕시코와 스웨덴이 공동 1위에 먼저 오르고 독일이 1패를 안고 조 3위가 되며 앞으로의 조별리그 2·3차전은 결승전 못지않은 혈전이 예상되고 있다.

먼저 승점 3점을 챙긴 멕시코는 한국의 2차전 상대. 멕시코는 한국을 맞아 16강행을 결정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에 일격을 당한 독일도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한국전에 필승의 각오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이 먼저 수월하게 2승을 챙기고 마지막 한국전에 힘을 다소 뺀 상태로 임하기를 기대했지만 이제 그런 희망은 사라졌다.

한국이 16강에 가기 위해서는 이제 남은 2경기, 즉 멕시코와 독일에 모두 패배해선 안된다. 예상 밖의 독일 패배에 한국마저 스웨덴에 덜미를 잡히며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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