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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메시 발 묶은 아이슬란드…월드컵 놀라게 한 '얼음벽'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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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2016년 유로에서도 '돌풍'…2000년대 초 시작한 '축구 육성' 프로젝트 월드컵에서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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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아르헨티나 상대로 무승부 거둔 아이슬란드 월드컵 대표팀/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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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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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사상 첫 출전인 아이슬란드의 선전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도 아이슬란드의 '얼음벽'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아이슬란드는 2016년 '유로 2016'에서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사상 최초 본선 진출에서 축구 종주국을 꺾었다. 당시 피파랭킹 34위였지만 2012년까지 131위, 축구 변방국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3만명에 불과하다. 서울 도봉구 주민 수가 35만명이다. 이번 경기에도 3000여명의 관중이 스타디움을 지켰다. 전 인구의 1%가 축구 응원에 나선 셈. 이날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 울려퍼진 전매특허 '바이킹 박수'는 전세계인에게 전율로 다가왔다.

아이슬란드는 프로리그가 없다. 아마추어리그 수준이다. 이 리그에 소속됐거나, 해외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100여명이다. 이 가운데 23명이 대표팀으로 추려졌다. 뛸 수 있는 사람은 다 데려와서 팀을 꾸린 셈이다. 대부분이 부업이 있다. 감독인 헤이미르 할그림손은 시즌이 아닐 때는 치과의사로 일한다.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할도로손 골키퍼는 영화감독 출신이다. 코카콜라의 아이슬란드 판 TV 광고도 그의 작품이다.

축구 변방국에 인구도 적은 아이슬란드가 어떻게 남미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을까. 먼저 조직력이다. 아이슬란드는 감독 교체 없이 10여년간 조직력을 다져왔다. 선수가 많지 않아 대표 선수 역시 대부분 10년 가까이 합을 맞춰왔다.

전 국가가 나서 전략적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79%가 빙하·호수·용암으로 뒤덮혀 야외에서는 5~10월에만 축구가 가능하다. 이에 아이슬란드 축구협회는 2000년대 들어 장기 플랜을 수립했다.

지열(地熱)이 높은 화산지형에는 24개 사계절 구장과 7개의 실내 축구장을 마련했다. 전국에 150개 소규모 훈련시설도 보급했다. 이렇게 실내 축구장에서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인도어 키즈'(indoor kids)가 지금의 아이슬란드 축구를 이끌고 있다.

또 아이슬란드는 유소년 리그 등 축기 기반도 없었다. 이에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코스에 등록하면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폈다. 이 결과 현재 국제공인 코치 자격증 보유자가 1000여명. 축구 유망주들을 연령대별로 키우고 있다.

이날 아이슬란드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게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4분 뒤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곧바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멋진 경기를 선보인 끝에 승점 1점을 얻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8분 페널티킥을 얻으며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를 얻었지만 메시의 슛이 아이슬란드 골키퍼 한네스 소르 할도르손의 손에 걸렸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아쉬운 승점 1점이지만, 아이슬란드에게는 값진 1점이다. 월드컵 1호 골도 첫 경기에서 달성했다. 첫 출전에 16강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아이슬란드는 오는 23일 나이지리아, 27일 크로아티아와 16강 조별예선 2차전과 3차전을 남기고 있다.

이재원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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