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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월드컵 돋보기]답 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 월드컵에선 방패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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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이후 토너먼트에선

공격보다 촘촘한 수비 중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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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머니’라는 골프 격언이 있다. 호쾌한 드라이버는 보기에 좋다. 하지만 돈과 우승을 가져다 주는 건 드라이버가 아니라 퍼팅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골문 앞에서 수비수 키를 넘긴 뒤 골을 넣은 펠레의 개인기,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요한 크루이프와 지네딘 지단의 예술적인 턴, 마라도나의 환상적인 드리블과 ‘신의 손’…. 오랫동안 회자되고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천재들의 마법같은 플레이들이다. 이런 플레이는 매혹적이다. 골프의 폭발적인 드라이버처럼.

그러나 화려한 공격축구로는 한 경기를 이길 수 있을 뿐이다. 토너먼트를 우승하려면 골을 넣는 것보다 골을 먹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퍼팅도, 축구의 수비도 섹시하지 않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주목받지 못한다고 소홀히 하면 토너먼트를 제패할 수 없다.

이는 월드컵의 역사가 말해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월드컵을 제패한 팀들은 하나같이 막강 수비력을 갖춘 팀들이었다. 특히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16강전 이후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2014년 월드컵 우승팀 독일은 16강전부터 결승까지 2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2010년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16강전 이후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16강전부터 네덜란드와의 결승전까지 4경기를 모두 1-0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철벽 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2년 브라질과 2006년 이탈리아도 토너먼트 4경기를 1골로 막았다. 유럽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우승팀들은 29차례의 단판 승부에서 24번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나머지 5경기에서 1골씩만 내줬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월드컵 우승을 노리려면 수비부터 강화하라.’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철벽 수비와 무관치 않다. 브라질은 남미예선 18경기에서 11골만 내줬다. 올 들어 치른 4차례 평가전(러시아 3-0, 독일 1-0, 크로아티아 2-0, 오스트리아 3-0)도 모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네이마르나 쿠티뉴, 제주스의 재능이 빛날 수 있는 것도 수비가 버텨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우승후보인 독일은 다소 불안하다. 스페인전(1-1)부터 사우디아라비아전(2-1)까지 4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독일은 전통적으로 평가전과 실전이 다른 두 얼굴을 가진 팀이란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골키퍼 노이어와 중앙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정상 컨디션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관건이다.

스페인도 다비드 데 헤아(사진)라는 최고의 골키퍼에 세르히오 라모스와 헤라르드 피케의 최강 센터백 듀오, 다니 카르바할와 조르디 알바의 좌우 백까지 멤버만 놓고 보면 최강으로 손색없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이 변수다.

프랑스는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약점이다. 우승후보들 중에서 가장 약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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