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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직설 인터뷰] 김민재 "레반도프스키? 배우고 왔습니다"…괴물DF 성장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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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년 K리그를 넘어 한국 축구가 발견한 최고의 보석은 김민재였다. 지난 3월엔 세계 최고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직접 상대해보기도 했다. 김민재는 "인정하고 배우고 왔다"면서 더 강해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가 김민재를 7일 전북 완주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동료들이 휴가에서 복귀해 훈련하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재활에 매진하고 있었다.

김민재는 데뷔 시즌부터 전북 현대의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고, 러시아 월드컵에 도전하는 신태용호에서도 핵심 수비수로 꼽혔다. 마지막 순간 비골 골절로 러시아행을 접었지만 이제 23살. 아직 미래가 창창하다. 연령별 대표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가 그야말로 '혜성처럼' 이 무서운 신예가 등장한 배경 그리고 앞으로의 꿈을 물어봤다.

다음은 김민재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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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부터 잘했어요. 연령별 대표 경기를 여럿 챙겨봤지만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어요. 대체 어디 숨어 있었던 겁니까?
어릴 땐 그리 잘하지 못했어요.(웃음) 대학에 와서 성남FC에 있는 전종혁, FC서울의 황기욱 선수하고 많이 먹었어요. 좀 찌우려고. 10kg이 찌더라고요. 이후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힘도 좀 붙고 주력도 생기더라고요. 여기에 대학교 때 경기를 쭉 뛰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피지컬을 보완해야겠다고 크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확 되더라고요. (몸 관리법을 지금은 터득했겠네요.) 맞아요. 개인적으론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야 몸이 더 좋더라고요. 시즌 중에도 조금씩 하고 있어요.

경기력도 마찬가지고요, 심리적으로도 평온해 보여요. 위축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요.
연령별 대표를 17세, 19세, 23세(이하 대표 팀)에 가봤어요. 23세 때는 형들이 3살이나 많았어요. 그전에는 연령별 대표 팀만 가면 주눅들어서 했거든요.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게 다반사였어요. 23세 가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경기가 잘 되더라고요. 근데 학교를 나오는 바람에… (리우 올림픽까지) 갔을지 안 갔을지는 모르겠어요. 그 이후로는 그냥 못하든, 심리적으로 쫄아서 못하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되면 되고, 안되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뛰어요. 연령별 대표에서 떨어진 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패스를 하나 하면, 대표 팀이 좀 그런데요, 실수를 하나 하면 계속 이어져요. 지금은 실수해도 손 한 번 들고 넘어가요. 요즘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전북에는 대단한 선수들이 많아요. 1년차부터 주눅들었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주셨나요.
처음 왔을 때 감독님이 기사를 많이 내주셨어요. '제 2의 이재성이 왔다.' 이런 식으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그걸 이겨내려고 열심히 했어요. 감독님, 팬들, 선수들이 큰 기대 보내주시는데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감독님의 배려가 있었던 거네요.) 감독님이 대놓고는 칭찬 안 하세요. 기사로 하시든지, 뒤에서 하시죠. 약간 '츤데레'세요.

지난번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에 최강희 감독님이 "요즘 (김)민재를 너무 좋아해서 이재성도 삐졌다는 말이 있더라"고 하셨어요. 이 말이 사실인가요.
하하. 재성이 형은 항상 1인자고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요. 재밌으라고 하신 말씀같아요. (그럼 본인은 몇 인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거라고 생각해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 가운데 2인자라는 뜻인가요.) 아니에요. 그냥 5등 안에 든다고 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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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빨리 그만둔 편입니다. 어떻게 전북까지 왔는지 물어도 될까요?
1학기가 가기 전에 그만 뒀어요. 저희 세대가 잘하는 편이었어요. 8명이 전부 프로에 왔거든요. (황)기욱이, (한)승규, (송)준평이, 저까지 1학년 마치고 나왔어요. 당시 감독님하고 사이가 조금 좋지 않았어요. 다행히 전북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운동을 했고요. 프로 등록이 6월에 안 돼서 한수원 소속으로 내셔널리그에서 뛰었어요.

내셔널리그는 어땠나.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어요. 많이 느끼고 올라왔어요. 성인 무대도 처음이었고요, 그래도 전 경기 출전했어요. 경기 경험도 많이 채웠고요. 성인 무대에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대학에서 있어도 좋았겠지만 내셔널리그에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구체적으론 어떤 점일까요) 힘이나 스피드가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템포도. 아무래도 성인 무대는 달라요. 당연히 K리그1이 더 빠르고 잘하는 선수가 많지만 내셔널리그에서 적응 기간을 거친 게 도움이 됐어요. 걱정도 많이 했어요. 대학에서 날고기던 선수들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그렇지만 '신인들의 무덤' 전북이 경쟁하기 힘든 팀이에요.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일본이나 다른 K리그 팀에서도 원하는 팀들이 많았어요. 감독님이 특별히 원하신다고 해서 왔어요. 다른 이유는 없어요. 감독님이 원하셨고, 가장 잘하는 팀이고요.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요. (주전 경쟁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당연히 했죠. 어느 팀에 가도 수비수들은 기본 이상으로 잘해요. 어딜 가든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공격수였으면 전북에 오지 않았을 거에요. 워낙에…(웃음)

그래서 묻습니다. 프로 무대, 그것도 전북에서 신인 가운데 살아남은 선수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바로 떠오르는 건 '1인자'와 '2인자'네요.
사실 1년차 때는 부족했어요. 감독님이 많이 믿음을 주셨어요. 잘하다가도 페널티킥 주고, 또 퇴장당해도 믿어주셨어요. 페널티킥을 준 경기 이후에 바로 출전을 못했으면 주눅이 들었을 것 같아요. 경기를 못하더라도 기회를 계속 주시니 다음 경기에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발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북 선택은 후회하지 않죠?
당연히 하지 않습니다. 못했으면 후회할 수 있었겠지만 잘하고 있어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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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응원단에 개인 콜이 있는 선수가 한 명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김민재 선수도 하나 생길 만하지 않나요.
(이)재성이 형 (유럽에) 나가면 제가 이어받지 않을까요?(웃음) (한 명씩만 있는거에요?) 한 명씩 있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재성이 형이 유럽에 가게 되면, 그 자리를 한 번 꿰차보고 싶네요.

전북에는 스타일도 다양하고 능력있는 동료들이 많아요. '2년차' 김민재는 무엇을 연마하고 있나요. 지난번엔 달려들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아직까지 덤비는 수비가 있긴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빌드업을 보완하고 싶습니다. (빌드업도 잘한다는 평가가 있는데.)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에요. 공격수가 조금만 달려들어도 당황해요. 유럽 선수들은 공격수가 와도 당황하지 않더라고요. 대표 팀 가서 분석 영상을 봤는데, 독일의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 아, 빌드업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선수들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선수 스타일을 닮고 싶은 건 아닌데, 빌드업 만큼은 배우고 싶어요. (가끔 다른 선수들 경기 영상도 챙겨보나요.) 그럼요. 근데 이제는 다른 선수들이 제 영상을 보게 만들어야죠.

ACL 처음 나가보니 어떤 것 같나요. 힘들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을 것 같아요.
재밌기도 하고, 원정이 많아서 힘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재밌어요. 원정도 자주 다녀보고 외국인 선수들, 브라질 선수들도 많이 막아보고.

가장 어려웠던 선수는 누구였나요.
일본… 어디였더라. 가시와의 포워드, 9번 선수 크리스티아노가 어렵더라고요. 힘도 좋고 빠르고 수비 뒤 공간을 잘 파고들더라고요. (파투나 모데스테 같은 선수들도 있었는데? 의외네요.) 저도 의외에요. 막기 힘든 선수였어요. 수비수들이 싫어하는 스타일. 많이 뛰고 수비 뒤 공간으로 빠져들고 볼 소유를 잘하고. 따라가긴 하는데 귀찮아요. 짜증나는 스타일이에요. 저도 짜증나게 해야죠.(웃음)

ACL 톈진 취안젠과 맞대결에서 첫 경기는 3골 주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막았어요. 하지만 2차전에선 고전하고 패배까지 했다. 이유가 있었나요?
일단 홈, 어웨이 차이가 컸고요. 잔디가 컸어요. 푹푹 파이더라고요. 톈진은 스리백으로 나왔고 우리가 공격했어요. 우리도 스리백으로 나섰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공간 배분도 완벽하지 않았고요. 파투, 모데스테, 비첼 다 개인 능력이 있더라고요. 방향 전환을 하면 발이 푹 빠져서 방향 전환하기 힘들었어요. 뭐, 변명이긴 하죠. 그래서 힘들었어요. 수비진 실수도 많았고요. 실수를 줄이는 게 과제죠. (수원을 이긴다면 4강에서 톈진을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는데요.) 아무래도 그땐 나을 거에요. 경기장도 한 번 가봤고. 근데 상대도 똑같을 거에요. 우리가 거칠게 하고 이런 걸 알테니까.

A매치 때는 유럽 선수들을 만났어요. 레반도프스키도 붙어봤는데 어떻던가요.
공부 많이 하고 왔죠. 자책골도 넣고. 신체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덤빌 때, 안 덤빌 때를 확실히 느끼고 온 것 같아요. (덤비면 어떻게 되던가요.) 아무래도 개인 능력이 있으니까. 몸으로 많이 하는 편인데 그쪽도 몸은 좋고요. 수비수는 반반 확률이어도 가면 안되거든요. 위험부담이 크니까. 그래서 조심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정말 잘하던가요.) 인정하고 배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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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잘합니다. 비법이 있나요.
원래는 느렸어요. 고등학교 때 수비 코치 님이 두 번 바뀌었는데 모두 잔발을 시키셨어요. 계속 스피드 훈련을 자꾸 시키셨어요. 바로는 안 나오고 대학교 가서 힘이 붙으니까 나오더라고요. 잔발이 됐는데 지금은 너무 잔발이 됐다고들 하세요. 잔발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잔발은 짧은 보폭으로 발을 잘게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잔발의 장점을 말해준다면요.
턴이 확실히 빨라져요. 수비 스텝도 빨라지고. 그냥 잔발이면 좋아요.(웃음) 반강제로 했는데. 잔발로 바꾸는 데 2,3년 걸린 것 같아요.

축구 동호인들에게 조언을 하나 부탁드립니다. 수비수로서 강해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예측을 잘하면 좋은 것 같아요. 수비수들마다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지키는 수비도 있고 달려드는 수비도 있고. 예측을 많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활 과정은 어떠세요. 아까 오전에 봤는데 즐겁지만 힘들어보였어요.
원래 재활이 훈련보다 힘들어요. 재활은 당연히 힘든 게 맞는 것 같아요. 근력을 평소보다 더 올려놓아야 해서. 다음엔 조금 더 파워 있게 돌아가겠습니다!

지우반 트레이너와 친해보이던데요.
지우반하고는 정말 잘 지내요. 저번엔 집에 초대해줘서 식사도 한 번 했고. 지우반 아들하고도 친하고요. 힘들지만 서로 장난치면서 하니까 재밌게 하고 있어요.

SNS 글을 봤어요. (김민재는 '뛰다가 힘들어 죽고 싶다'고 자신의 SNS에 글을 게재했다.)
아쉬움도 있는데 답답하더라고요. 축구 선수인데 뛰어다녀야 되는데 가만히 누워서 노니까.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월드컵에 가고 싶다는 뜻은 아니었고요. 사진이 대표 팀 사진이었을 뿐이에요. 어디서든 복귀하고 싶네요.

김진수 선수랑은 동병상련,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위로의 말은 좀 했나요.
똑같은 상황이라 제가 진수 형 위로를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진수 형이 위로를 많이 해줬어요. '비슷한 나이 대에 월드컵을 못 갔다. 나도 그렇게 못 갔다. 잘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고마워요.

유럽 이야기도 나왔었다. 생각은 있나.
정식 오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북에서도 배울 점이 많아요. 오라고 할 때 가야죠. 감독님 믿고 가야죠. 감독님이 나가라고 할 때 나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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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월드컵은 놓쳤지만 아시안게임이 있어요. 출전하고 싶죠?
입단할 때부터 아시안게임을 생각했어요. 월드컵은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대표 팀을 아시안게임 팀으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A 대표 팀으로 들어갔어요. 부상이 있어서 (김학범호의) 최종 소집에만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뽑아주시면 공격수들이 편하게 할 수 있게 할거에요. 공격수들이 워낙 뛰어나요.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입니다.

아시안게임 대표 팀이랑 발은 잘 맞을까요. 이번에도 훈련에 못 갔잖아요.
일단 대학 동기들이 많아요. (이)근호, (황)기욱이, (한)승규하고는 말할 것도 없이 잘 맞아요. (황)희찬이도 있을 거고. 희찬이랑은 서로 스타일을 잘 알아요. 약속하고 하는 플레이도 있고요. 인범이도 그렇고. 공격진은 정말 좋다. (손)흥민이 형도 합류할 수도 있고. 김학범 감독님 뜻이 중요하겠지만, 수비수들은 미드필더들에게 패스도 다 맡기고 수비만 하고 싶어요. 기대가 커요. 공격수들이 정말 좋기 때문에.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남은 6개월 정도가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가장 큰 목표는 아시안게임요. 그리고 팀 성적요. 리그 우승은 당연한 것이고, ACL 우승을 꼭 하고 싶어요. FA컵도 (우승)하면 좋겠어요. 잘 된다면 시즌 마치고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고 싶네요. 아시안컵이나 A 대표는 나중 일이고 일단 팀 성적을 좋게 하고 싶어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조금 더 재활 열심히 해서, 강해져서 돌아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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