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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스포츠피플] 월드컵 만큼 기다린 '박지성 해설위원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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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현역 시절, 많은 축구인들이 입을 모아 했던 이야기가 있다. "지성이는 감독은 안 할 거야. 그런데 아마 TV 해설은 더더욱 안 할 거야." 실제로 박지성은 혹여 라이센스를 취득하면 감독일에 대한 여지를 남기게 될까봐 UEFA 지도자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도 관련 과정을 이수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런 감독일보다 박지성과 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것이 TV 해설 일이었다.

세상 누구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면서도 늘 TV 카메라 앞에 서기를 꺼려했던 선수. 한국 축구가 낳은 당대 최고의 전설 차범근의 뒤를 이어 아시아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지만 수줍은 표정과 다소 어눌한 말투에 그가 은퇴 이후에는 당연하게도 화려한 미디어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 것이라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지금,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두가 실패하고 돌아 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불굴의 의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그 의심을 뒤집고 유럽에서 살아 남았던 것처럼. 박지성은 지금 수려한 언변과 엄청난 끼로 무장한 채 '가장 스마트한' 선수 출신 방송인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것은 지난 달 16일 SBS 목동 사옥에서 진행된 박지성 해설위원의 기자간담회였다. 스포츠 선수, 특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방송인들이 대부분 예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요즘. 방송가에서 '질'과 '양', 말하자면 소위 내용과 시청률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스포츠 해설위원을 찾는 일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이 됐다. 종목을 막론하고 한국 스포츠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는 박지성이 그 중의 하나라는 것은 경쟁사의 존재 여부나 채널의 호불호를 떠나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고민도 더욱 컸을 터다. 박지성은 쇄신 요구에 시달리던 대한축구협회의 SOS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유스전략본부장직을 수락하며 처음으로 한국 축구계의 '조직'에 합류한 뒤에도 좀처럼 미디어와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FIFA 마스터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뒤 행정가의 길을 걷기 위해 AFC로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는 박지성은 최근까지도 친정팀 맨유 앰버서더 활동을 열정적으로 이어오며 전세계를 무대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계획에 '2018 러시아 월드컵 SBS 중계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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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박지성의 등장을 소개하며 사회자로 나선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이런 말을 전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제가 회사에서 특사의 임무를 띄고 런던을 여러 번 오가며 오랜 시간 공을 들였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고, 어렵게 내린 결정인데 박지성 선수가, 아니 박지성 위원이 한국 축구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청률은 저희가 신경쓸테니 박지성 위원에게는 한국 축구를 위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시청자분들에게도 그런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축구가 '절체 절명의 위기' 혹은 '최대 반전'이라는 키워드와 마주하고 있는 2018 러시아월드컵. 기성용, 구자철 같은 베테랑들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무대일지 모를 그리고 에이스 손흥민의 도약과 황희찬, 이승우 같은 신예들의 등장이 기다리고 있는 대회. 우리 축구의 새 역사가 시작되는 지금 이 타이밍에 다른 누구도 아닌 박지성이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조금 과장을 보태면 한 사람의 축구팬으로서 간절하다. 그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박지성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드물게도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몇 가지 재능들이 동시에 주어진 경우가 있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때에는 '천재'라는 라벨을 붙이며 환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열정과 눈물나는 노력을 들여다보며 함께 감동하기도 한다. 전자이던, 후자이든 분명한 것은 그것이 가혹할 정도로 불공평해 보이기는 해도 세상에는 분명히 그렇게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박지성은 그런 유형의 존재가 아닐까. 그것이 운명이든, 숙명이든. 박지성은 그의 타고난 재능과 피나는 노력 덕분에 한국 축구가 앞으로 영원히 품어야 할 자산이 됐다. 그의 경험과 철학은 후배들에게 잊혀져서는 안 될 '아이콘'이 됐다.

그래서였을까. 결코 미디어 같은 영역과는 도무지 인연을 맺지 않을 것 같았던 박지성이 말끔한 수트를 입고 수려한 말솜씨로 월드컵 해설위원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부터 국가대표팀을 향한 조언, 후배들을 향한 일침, 같은 조에 편성된 국가들에 대한 분석까지 거침없는 언변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다시 한 번 그의 현역 시절이 떠올랐다.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임무가 주어지든 휘슬이 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감독의 요구를 수행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며 달렸던 선수. 그 열정 하나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온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그 선수의 모습이.

무언가 한 가지를 잘 하는 사람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은 아마도 다른 것 역시 잘 해낼 가능성이 크다. 완벽한 멀티 플레이어, 멈추지 않는 심장 박지성. 해설위원이 된 그의 중계가 기다려 지는 이유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오는 14일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설위원 데뷔전을 치른다. 월드컵 만큼이나 기다려진 JS PARK의 귀환이 이제 킥오프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은 지난 달 진행된 박지성 SBS 해설위원의 월드컵 기자간담회 주요 내용

- 해설위원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저 역시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이 상당히 어색하다. 하지만 월드컵은 전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그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 저 역시 함께 대회를 즐기고 싶고 또 많은 한국팬분들이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즐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서 좋은 해설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둔 후배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은지
사실 현재 대표팀이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거쳤고 비난도 많이 받았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앞두면 선수들이 가진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 생각한다. 부담도 크겠지만 선수들이 경기와 대회를 즐겼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축구선수로서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이고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누구나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고 대회다. 물론 부담이 큰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가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무엇보다 부상없이 대회를 즐기면서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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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그렇게 봤을 때 개인적으로 손흥민 선수는 우리 대표팀에 있어서는 단연 큰 주목을 받을 만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할 만한 활약을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보여줬고 물론 저또한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 손흥민 선수가 너무나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손흥민 선수가 갖는 부담도 크겠지만 4년 전에 한 번 경험을 했던 만큼 이번에는 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 본인의 선수 시절과 손흥민을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나
일단 저는 은퇴를 했고, 손흥민 선수는 현역이다.(웃음) 가장 큰 차이는 기록적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고 본다. 저는 활동량이나 그런 면에서 플레이를 많이 했다면 손흥민 선수는 본인 스스로가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유럽이라는 최고 무대에서 그런 능력을 가지고 뛰고 있는 선수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그런 선수가 우리 대펴팀에 있다는 것은 분명히 큰 무기이고 찬스를 살릴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잘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타 채널 해설위원들과 달리 월드컵 대회 개막직전까지 실전 중계가 없다
첫 실전 해설이 본선 개막전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공교롭게도 대회 개막전에 SBS에서 중계하는 우리 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없어서 월드컵 개막 실전부터 중계 데뷔를 하게 됐다. 하지만 2년 전에 SBS를 통해 배성재 아나운서와 UEFA챔피언스리 결승전 중계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수원에서 주최하고 있는 JS컵 중계를 위해 몇차례 함께 중계석에 앉은 경험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예 실전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집이 있는 런던과 한국을 오가며 거의 실전 같은 리허설을 열심히 진행 중이다. 평소에 아내도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어서 열심히 연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다.(웃음) 또 선수시절에도 워낙 많은 인터뷰를 했던 편이라 방송 환경 등 중계 상황에는 크게 긴장하지 않는 편이어서 그런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아내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는 어떤 조언을 해주는지
실제로 구체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 평소에 제가 '~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투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아내가 리허설을 들은 뒤에 시청자들은 당연히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전제하에 듣고 있으니까 어떻게 생각한다는 표현보다는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을 해 주더라. 듣고보니 바로 이해가 되는 현실적인 조언이어서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또 많은 분들이 제 말투 중에 '~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가 많다는 것도 알고 계신데 중계 중에 이 버릇이 얼마나 많이 나오게 될 지는 저 역시 궁금하다. 의외로 편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이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나중에 중계를 들어보시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 다른 해설위원들과 차별되는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물론 방송국 입장에서는 시청률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이고 제가 정환이형이나 영표형보다 당장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분들은 저보다 노하우도 더 있으시고, 경험도 풍부하시다. 어떻게 보면 저는 배워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처음 해설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축구팬들이 다양한 목소리로 다양한 해설을 들을 수 있게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은퇴 이후에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기로 한 이상 박지성이라는 선수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철학으로 축구를 해 왔고 또 바라봐 왔는지 들려드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축구팬들에게 조금은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환 해설위원이나 이영표 해설위원이나 제가 현역시절에 선수로서 경험했던 축구와 관점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저는 저 나름대로의 시각과 관점에서 해설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축구에 관해 갖고 있는 생각과 철학을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 월드컵이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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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이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전임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조언을 해 준다면
사실 나도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언제가 내가 주장을 맡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다만 주장직을 맡고 난 이후 그 이전까지의 주장들이 어떻게 해 왔었는지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선배들의 장점을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역대 주장들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했다. 기성용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떤 조언을 하기보다 기성용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것, 지금까지 스스로 경험하고 봐왔던 선배 주장들의 모습을 보면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성용 선수는 이미 주장으로서 너무나 오랜 시간을 보내왔고 그 기간 동안 안 좋은 시간도, 좋은 시간도 충분히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 경험만큼 큰 것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의 기성용 선수는 큰 조언이 없어도 충분히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

- 신예 이승우 선수의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5월 중순) 현 단계에서 최종 23인 명단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이승우 선수 같이 어린 선수의 발탁은 대표팀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선배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선수 개인의 기량은 이미 대표팀 내에서도 손꼽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JS컵 등 대회를 통해서도 봤지만 개인기나 스피드 등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색깔은 이승우 선수의 확실한 강점이고 분명히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발탁이라고 생각한다.

- 승부처로 꼽히고 있는 조별리그 첫 경기, 스웨덴전에 대한 전망은
스웨덴전 첫 경기는 무조건 승점 3점이 필요하다. 16강 진출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스웨덴은 주로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하는 편인데 수비라인을 크게 올리지 않고 적당한 위치에 놓고 전체적인 간격을 좁혀서 플레이 하는 스타일이다. 결국 역습이 아닌 플레이 상황에서 우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스웨덴을 뚫어낼 수 있을지, 뒷공간을 노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거라고 본다. 센터백들의 체격이 무척 좋기 땜누에 우리 대표팀은 민첩한 선수들이 침투패스와 움직임으로 상대에 타격을 줘야한다. 수비진이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를 상대로 어떻게 버티느냐도 중요하다. 1대1 싸움으로는 90분 경기 전체를 버티기가 쉽지 않다. 협력 수비를 통해 막아야 한다. 스웨덴은 90분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세트피스까지 좋은 팀이다.

- 스웨덴 대표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를 꼽아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에밀 포르스베리가 가장 위협적인 선수일 것 같다. 기술이 좋고 스웨덴 대표팀에서 가장 창의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 내는 선수다. 왼쪽 측면에서 경기를 많이 풀지만 종종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침투도 많이 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우리 수비수들은 물론 중앙에서도 서로 소통과 협력을 많이 하며 막아야 할 선수다.

-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멕시코 대표팀에는 예전 맨유 팀 동료이기도 했던 치차리토가 속해 있다. 우리 대표팀 후배 수비수들에게 주의점을 알려준다면
치차리토는 공격수로서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이 강점인 선수다. 우리 수비수들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사전에 그 선수의 움직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침투능력과 움직임이 무척 뛰어난 선수다. 수비수 전체가 이 선수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눈에서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그렇게 강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미리부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2차전 멕시코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인데, 경기 결과를 예상해 본다면?
멕시코의 3월 평가전 경기를 봤는데 멕시코전 역시 우리 대표팀에는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멕시코는 특유의 공격력을 자랑하면서도 스리백을 쓴다. 전세계적으로 스리백을 사용하면서도 이렇게 공격적인 팀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압박의 강도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물론 스피드까지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개인적인 바람을 보태서 전망해 본다면 무승부를 예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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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상대인 독일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엔트리 23명 선수 중 누가 나와도 최강인 전력이다. 전술이면 전술, 선수 개인 능력 모든 것이 좋은 나라다. 독일이 3월에 브라질과 치른 평가전을 봤는데 압박 수준이나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이 1차전 상대인 스웨덴과 비교하면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일이 우리를 만나기 전에 1, 2차전에서 2승을 하고 16강 진출을 확실히 결정짓고 난 뒤에 우리와 3차전을 치르는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상황일 것 같다. 독일 입장에서는 한국전에 전력을 다 할 필요성이 적어지고 부상에도 주의를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로테이션을 하게 되면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감독에게 어필하기 위해 더 전력을 다 해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독일과의 경기는 어떤 식으로든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 이번 러시아 월드컵 4강 후보와 결승 진출국을 예상해 본다면?
사실 거기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일단 예상을 해 본다면 브라질, 독일, 프랑스 정도가 4강에 갈 것이라 생각하고 나머지 한 자리는 이변의 팀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 우승후보는 브라질을 꼽겠다. 결승전 상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본다.

- 대한민국 축구선수 중 현역 시절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악플과 악성 댓글에 시달려 봤다. 국가대표 선수로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지금 같은 상황에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만약 예전에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SNS 같은 것이 더 발달해 있었다면 나 역시 똑같은 상황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디어나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선수들 역시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결국 본인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잘 준비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다. 사람이기 때문에 떨어진 자신감을 억지로 끌어올릴 수는 없다. 하지만 평가전 등을 치르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자신이 잘 했던 때, 좋은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 부분에 집중하면 자신감도 따라 온다. 중요한 것은 결국 모두 프로선수라는 점이다. 우리는 결과로 판단 받을 수 밖에 없는 직업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보여주고 책임진다면 평가도 달라진다.

- 이제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월드컵에 나서게 됐다. 후배들을 향해 쓴소리도 해야할텐데
일단 지금 대표팀에는 저하고 같이 현역을 뛰었던 선수들이 의외로 많이 없다.(웃음) 그리고 그런 것을 떠나서 경기 중에 잘못된 판단이 나오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그런 점에 대해서는 지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에는 몰랐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보는 것과 경기장 위에서 그라운드를 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저도 선수일 때는 보지 못했던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히 필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능력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겠지만 필요한 지적을 하는 것이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비난은 하지 말아야 겠지만 아래서 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지적은 선수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 월드컵은 제가 그런 지적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월드컵이었으면 좋겠다.

[사진 = SBS]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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