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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한화를 깨운 한용덕 감독의 '용(勇)덕(德)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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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경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이변과 기적은 스포츠가 지닌 최고의 묘미다. 올시즌 유쾌한 반전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가 그 2가지 묘미를 팬에 선사하고 있다.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감독이 ‘용(勇)덕(德) 리더십’으로 침체일로에 있던 한화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비난을 의식하지 않고 과감하게 젊은 선수를 기용해 리빌딩에 가속도를 붙였고 온화함으로 선수단의 융합을 이끌어 성적까지 끌어 올렸다.

올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하위권 후보로 분류됐다. 한 감독 체제로 변화를 꾀했고 리빌딩을 목표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이전과 달리 투자액을 확 줄였다. 전력보강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한화는 아직 이르긴 해도 올해 가을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아픔과 수모를 씻어낼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11일 현재 36승 27패로 2위에 올라있다. 한화가 승패 마진 ‘+10’을 찍은 것도 무려 10년 만이다. 이 흐름을 잘 유지해 여름 고비만 잘 넘기면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달라진 한화를 논할 때 한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리빌딩을 기조로 내걸었긴 하지만 사령탑 입장에선 성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벼랑 끝에 몰리면 리빌딩이란 단어를 잊기 일쑤다. 하지만 한 감독은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기용했다. 한 감독은 “위기에 몰렸을 때 젊은 선수를 빼버리면 남는 게 없다. 위기를 버텨내면 자신의 힘이 된다. 그렇게 선수는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김민우(23)가 선발투수로 자리잡고 있고, 불펜에 서균(26), 박상원(24), 김범수(23) 등이 한화의 불펜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야수 중에도 정은원(18)이 깜짝 등장해 한화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 감독의 용기가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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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감독이 6일 잠실 LG전 5-1 승리 후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 6. 6


덕장(德將)이기도 한 감독은 선수를 보듬으며 경직된 분위기를 바꿨다. 웬만한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에도 선수를 나무라지 않는다. 도루사가 28개로 리그 최다이고, 주루사도 27개로 2위다. 실책도 42개로 5위다. 하지만 한 감독은 선수에게 질책의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뭐라고 하면 다음에 뛰지 않으려 할 것 같아 참았다. 그런 과감성이 사라지고 또 눈치를 보게 될 것 아닌가. 계속 뛰라고 얘기한다. 야구는 결과론적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제 선수들은 감독 눈치보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선수들끼리도 실책을 할 때마다 감싸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우려 노력한다. 한 감독의 진심이 통하며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고 있다.

시즌 초반 한화의 선전을 보며 반신반의하던 야구계도 이제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화는 4월 반짝 반전에 멈추지 않고 이달까지 고공비행을 이어오고 있다. 한 감독의 ‘용덕 리더십’이 10년 동안 웅크리고 자고있던 ‘독수리’를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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