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을 소화하고, 온갖 상황을 경험하는 등, 손주영은 마운드에서 한 뼘 성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손주영이) 투구 수 50개 이후부터는 90점을 받아도 될 정도의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가능성을 남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중일 LG 감독도 “(손)주영이가 초반에는 불안했지만 나중에는 괜찮아졌다. 커브가 좋은 선수인데 스트라이크가 잘 안 됐다. 12일 NC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LG 루키 손주영(사진)은 지난 두 번의 선발등판서 느낀 바가 많았다. 사진=황석조 기자 |
세 번째 기회까지 받게 됐다. 그만큼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고 가능성을 남겼다. 스스로가 느끼는 바는 어땠을까. 경기가 끝난 뒤 며칠이 지난 시점, 손주영은 뒤로 넘어가는 볼이 기억나냐며 쑥스러운 표정부터 지었다. 발판을 밟는 과정에서 미끄러졌다고. “불안하기도 했고 또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아찔했던 그 순간을 돌아봤다.
그 외 연거푸 허용했던 볼넷(4개)도 떠올리며 “볼넷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끝나고 모니터링을 하는데 아쉽더라. 좀 더 과감했어야했는데...”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첫 번째 등판(4월24일 넥센전 4⅓이닝 1실점)보다는 긴장을 덜 한 것 같다. 첫 번째 등판 때는 너무 강하게 던지려다보니 땅에 찍히기도 하고, 볼넷(5개)도 많았고 밸런스가 무너졌었다. 두 번째 등판과는 반대로 1회를 너무 잘 넘어가서..(제가) 자초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루키의 두 번의 선발등판. 이렇게나 느끼고 배운 바가 많았다.
강상수 투수코치로부터는 “기대 이상 잘 했다”는 칭찬을 받았다는 손주영. 스스로 생각해도 첫 등판보다 나아진 점이 분명했다고. 다만 볼넷이 많아 초반 경기시간이 늘어졌는데 낮 경기인데다가 체감온도가 높은 날이었다. “수비하는 형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1회 끝나고 템포를 더 빠르게 하려 했는데..잘 안 됐다. 다음 경기부터는 (템포를) 빠르게 하겠다”고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보였다.
코칭스태프의 긍정 평가 속 손주영에게는 다음 기회가 생겼다. 류중일 감독 역시 좌완선발 기대주로서 손주영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손주영 역시 이를 알고 있다며 “안 맞으려고 하는 것보다 (상대가) 치라고 생각하고 던지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앞으로는 바로바로 승부하려고 한다”며 “다음 경기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변화구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직구 각이 좋은 게 장점이라 생각한다. (올라가면) 6이닝을 3점 안으로 막아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한 포부를 전했다.
손주영의 다음 등판은 12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리는 NC전이다. 첫 원정경기 등판이기도 하다.
hhssjj27@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