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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다시 대기록 앞둔 김재환, 땀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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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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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 잠실야구장 실내 타격 훈련장에는 어김없이 타구음이 울려 퍼진다.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30)은 쉬는 날에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에 나와 방망이를 돌린다.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2016년부터 올해까지 그는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2011년 10월, 김재환은 도핑테스트를 받았다가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돼 1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선수에게 금지 약물 복용 전력은 치명적인 오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레전드급 활약을 펼친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등도 금지 약물에 손을 대는 바람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김재환은 대기록을 세울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8월 9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13경기 연속 타점으로 KBO 리그 신기록을 세웠을 때,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국내 타자 최초로 2년 연속 30홈런(2016년, 2017년)을 달성했을 때 그랬다.

과거를 용서받기 어렵고, 자신을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김재환은 지난해 최다 연속 경기 타점 신기록을 세웠을 때 "마냥 좋아할 수 없다. 대기록이고 영광이지만, 모든 야구팬들께 죄송하다고 하고 싶다. 앞으로 꾸준히 성실하게 야구를 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꾸준히 성실하게 야구를 하겠다는 말을 묵묵히 지켜나가고 있다. 두산 관계자나 동료들 사이에서 김재환은 손꼽히는 연습 벌레다. 체력 관리도 누구보다 철저히 한다. 자연히 후배 선수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지난해 한 선수는 "(김)재환이 형이 지금 운동 더 안 하면 여름 지나서 분명 힘들 거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체력이 떨어져서 재환이 형의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고, 반성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김재환은 다시 대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까지 7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2경기만 더 흐름을 이어 가면 2010년 8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작성한 KBO 리그 역대 최다 연속 홈런 기록(9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김재환은 5월까지 타율 0.280 12홈런 41홈런으로 4번 타자에 걸맞은 타격을 펼치지 못했다. 김재환은 경기에 앞서 훈련할 때면 김태형 두산 감독과 고토 고지 두산 타격 코치, 팀 동료는 물론 상대 팀 외국인 타자들까지 찾아가 고민을 나누며 타격감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6월 들어 타율 0.419 9홈런 1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김재환이 세운 기록들을 부정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문제는 보는 이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다만 그가 흘린 땀까지 부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김재환이 그라운드 뒤에서 땀 흘리는 장면을 한번이라도 지켜본 이들은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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