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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넥센발 연이은 악재, 그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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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 박동원(왼쪽)과 조상우가 28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인천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다. 한때 성공신화로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넥센이지만 이장석 전 대표의 구속과 주전 선수들의 성폭행 혐의, 여기에 현금 트레이드 이면계약까지 드러나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넥센발 태풍이 단순히 넥센구단의 내부적인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머지 구단과 리그 전체로 그 나비효과가 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프로야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3일 넥센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사실이 밝혀진 뒤 프로야구단의 선수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어딜가나 보는 눈이 많은 요즘 넥센발 성폭행 파문에 다른 구단들도 선수 관리에 한층 예민해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좀 더 주의를 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다 큰 성인들이 일과를 마친 뒤 경기장 밖에서 벌이는 모든 행위에 사사건건 구단이 개입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다들 성인이지 않은가.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시즌 전 구단 차원의 교육이나 주의를 주는 것 정도가 구단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동원과 조상우의 경우엔 구단의 원정 숙소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논란이 더 컸다. 그러나 롯데가 선수단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호텔 폐쇄회로(CC)TV를 열람해 물의를 빚은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더욱이 고참 선수들의 경우엔 프런트 직원들도 눈치 보기 급급한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관리가 쉽진 않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구단 차원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라도 조금 더 주의를 줘야하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스포츠서울

2일 역대 4번째로 700만 관중을 돌파한 2017프로야구 시즌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1위 KIA타이거즈와 5위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전이 펼쳐진 고척돔은 17000 관중이 가득 들어차 시즌 6번째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2일에도 고척돔은 만원관중을 이뤄 이틀연속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2017.09.03. 고척ㅣ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28일에는 지난해 3월17일 NC(강윤구↔김한별), 7월7일 KT(윤석민↔정대현·서의태)와 트레이드 과정에서 넥센이 각각 1억원, 5억원의 현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가뜩이나 올시즌 잠잠하던 트레이드시장을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트레이드는 각 팀 전력보강을 위해서는 물론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리그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올시즌엔 개막 후 2개월이 지났지만 트레이드 소식은 잠잠하다.

가뜩이나 싸늘하게 식은 트레이드 시장이 넥센의 현금 트레이드 파문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넥센은 트레이드 시장을 주도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단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고 지난해에도 4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올시즌에도 넥센의 주축 포수를 둘러싼 트레이드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인해 그간 넥센이 단행한 트레이드 전체가 의심을 사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트레이드를 단행하긴 힘들어졌다. 트레이드는 두 팀의 이해가 맞았을 때 성사된다. 한 쪽의 요구에 의해서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못이기듯 받아들인 팀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번 트레이드 파문에 연루되지 않은 구단들까지 당분간은 트레이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더 실망 시킬 일이 남았을까. 연이은 일탈로 인해 넥센의 팬층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넥센 경기 중계마다 텅빈 관중석만이 두드러진다. 일련의 일들로 넥센 뿐 아니라 리그 전체를 향한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는 KBO리그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넥센발 악재의 나비효과가 생각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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