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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뒷돈 트레이드②] 10년 전 장원삼처럼 트레이드 취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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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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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트레이드와 관련해 뒷소문으로 여겨졌던 '현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28일 KBS에 따르면 넥센은 지난해 3월 NC와 강윤구-김한별, 7월 KT와 윤석민-정대현, 서의태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각각 NC에 1억 원, KT에 5억 원의 뒷돈을 받았다. KBO에 제출한 선수 양수도 계약서에는 이를 표기하지 않았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이날 스포티비뉴스에 "세 구단으로부터 현금이 오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형욱 넥센 단장도 "당시 트레이드에 현금이 포함된 게 맞다"고 말했다.

현금 트레이드는 원칙적으로 KBO 규약에 어긋나는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넥센에는 금지됐던 시절이 있다. 넥센은 2008년 7월 삼성으로부터 박성훈과 현금 30억 원을 받는 대가로 장원삼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했으나 KBO가 승인을 거부하면서 이미 짐을 싸 떠났던 선수들은 원 소속 팀으로 복귀했다. KBO는 가입금을 완납할 때까지 넥센에 한해 현금 트레이드를 금지했다. 넥센은 그해 말 가입금을 모두 낸 뒤 장원삼을 다시 트레이드했다.

이후로도 넥센의 트레이드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넥센은 KBO에 2건의 트레이드에 현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금 중 일부는 이장석 전 대표이사와 고 단장에게 인센티브로 지급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고 단장은 스포티비뉴스에 "통장을 공개할 수 있다. 10년을 근무하며 한번도 인센티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을지는 KBO가 앞으로 더 밝혀 내야 할 내용이다.

그렇다면 10년 전처럼 트레이드 취소가 가능할까. 이에 대해 정금조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장은 "선수 자체는 이번 트레이드에서 잘못이 없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는 이미 지난해 승인된 일이고 1월에 다시 한번 선수 등록을 하면서 KBO에 제출된 사항이기 때문에 지금 와서 트레이드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이번 징계는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아본 뒤 결정하겠지만, 징계 대상이 구단 자체냐, 구단과 관련자 모두냐, 실무 관련자만이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세 구단은 KBO를 속이고 계약 질서를 훼손했기 때문에 마땅한 징계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 어떤 징계를 내려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넥센과 트레이드를 했던 SK와 KIA까지 의심을 받는 등 리그 전체의 투명성이 떨어졌다.

KBO 관계자는 "KBO는 양수도 계약서를 받을 때 구단이 제출한 것을 신뢰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리그의 신뢰도 자체를 떨어뜨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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