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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일단은 잘 먹고 잘 쉬기… 신태용호 첫 미션은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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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러시아 월드컵 대비 첫 소집 훈련에서 황희찬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2018.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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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스1) 임성일 기자 = 프로 선수로서 온전한 '한 시즌'을 소화한다는 것은 밖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경험한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 거의 모든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보이기 마련이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손흥민이 시즌 막바지 진통제를 맞으며 고통을 참았다는 것, 기성용의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는 것 모두 '한 시즌용' 에너지가 떨어진 이유와 무관치 않다. 그래도 두 선수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이들이라 어찌어찌 버텨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다. 그 조절에 실패하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안타까운 부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권창훈이 비슷한 케이스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권창훈은 지난 20일(한국시각) 홈 구장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에서 열린 앙제와의 2017-2018 프랑스 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후반 31분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아킬레스건 파열로 그의 월드컵 꿈은 물거품 됐다.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비보였다.

애초 자신이 호출한 28명에서 권창훈을 제외한 27명과 함께 21일 오후 파주NFC에 입소한 신태용 감독은 첫 훈련에 앞서 '참담한 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신 감독은 "권창훈의 최근 페이스가 워낙 좋았고 한 시즌 내내 너무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에 디종 측에 이야기해서 일주일이라도 먼저 귀국해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최종전에 나섰는데,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는 말로 서둘러 다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애초 세워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할 것 같다"는 말로 타격이 적잖음도 고백했다. 혹여 또 다른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물음에 표정을 바꾸며 "절대 더 이상의 부상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말에서는 간절함도 느껴졌다.

그래서 신 감독이 소집된 선수들에게 내린 첫 지령은 '충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일단 오늘 내일은 휴식과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내일 오전에는 FIFA 측 자료제출을 위한 메디컬 테스트도 진행되는데, 그 시간 외에는 휴식을 줄 것이다. 잘 쉬고 잘 먹은 뒤 본격적인 훈련은 수요일부터 진행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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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러시아 월드컵 대비 첫 소집 훈련에서 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승우에게 장난을 치며 넘어뜨린 뒤 웃음짓고 있다. 신태용호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2018.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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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의 지시에 따라 이날 훈련은 30분 정도에서 마무리 됐다.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만으로 스케줄을 마무리했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수비라인의 기둥으로 간주됐던 김민재가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믿었던 권창훈도 날개가 꺾였다. 소집은 됐으나 왼쪽 수비수 김진수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신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김진수의 러시아행은 미지수"라면서 "오는 수요일과 목요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23명 안에 포함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상자들은 또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센터백 장현수도 오늘 훈련에서 제외된다. J리그 경기 도중 당한 발목염좌 때문"이라면서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휴식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더 우려되는 선수는 이근호다.

이번 대표팀에서 맏형 노릇을 해줘야할 이근호는 이날 낮 서울광장에서 펼쳐진 출정식 때부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오늘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때문에 오늘 낮 행사에 빠지고 쉬었다"면서 "오늘 훈련도 제외된다. 내일 오전 중 정확한 진단 결과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근호는 아예 필드에 내려오지 않고 파주NFC 내 치료실에서 개인 치료에 집중했다. 소집 첫날에 출정식이라는 상징적 일정이 있는 날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유럽파든 K리거든, 지금 체력이 모두 바닥을 치고 있다. 지금 코칭스태프의 모든 초점은 선수들의 에너지를 채우는 것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지금은 싸울 힘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뛰지 말고 잘 먹고 잘 쉬기. 장도를 시작하는 신태용호의 첫 미션은 충전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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