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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리그 유일 '제로맨' 서균, 한화 최고 '믿을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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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불펜 서균이 9일 2018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2018.05.09.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4월까지만 ‘0’의 행진이 이어지길 바랐다. 그러나 5월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숫자는 그대로다. 리그의 유일한 ‘제로맨’이자 한화 불펜의 최고 ‘믿을맨’ 서균(26)의 이야기다.

서균은 21일 현재 24경기 등판해 15.1이닝 1세이브 7홀드 방어율 0을 기록 중이다. 리그 1위(3.25)의 최강 철벽을 자랑하는 한화 불펜진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올시즌 필승조 추격조 구분 없이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고 있는 한화의 불펜진이지만 그중에서도 서균의 존재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서균은 한화가 수년 간 갈증을 느꼈던 ‘잠수함 투수’다.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내야수였던 그는 어머니의 “너는 사이드 투수로 해야 한다”는 말 한 마디에 투수 전향을 결심했다. 송구하는 과정에서 옆으로 던지는 모습과 손목을 잘 이용하던 서균의 장점을 캐치한 어머니의 선견지명이었다. 그렇게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한 서균은 2014년 한화에 입단해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 시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14경기에 출장해 방어율 4.40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시즌은 달랐다. “몸쪽 승부를 할 줄 알아야 살아남는다”는 송진우 투수 코치의 말에 서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 등 새로운 구종까지 장착하며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하고 있다. 그 진가는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도 드러났다. 한화는 2-1로 앞선 9회 1사 1, 3루 동점 위기를 맞았다. 경기전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미 2연투 한 마무리 정우람을 이날은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 자칫 역전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한 감독은 서균을 선택했다. 서균은 공 2개를 던져 유강남을 병살타로 처리했고 그 공이 바로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새로운 구종과 함께 서균의 피칭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했다. 서균은 올시즌 24경기를 치르면서 총 투구수가 226개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 당 투구수 9.4개, 이닝당 투구 수가 14.7개에 그친다. 그만큼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와 승부를 빠르게 가져간다는 뜻이다. 불펜 투수로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출루자득점허용률(IRS)도 돋보적이다. 24경기에서 총 20명의 승계주자를 두고 마운드에 오른 서균은 단 3명의 득점만 허용해 IRS 0.150에 불과하다. 15명 이상 승계 주자를 둔 불펜 투수(15명)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그만큼 위기에서 불을 가장 잘 껐다는 의미다.

서균은 이제 리그 유일의 ‘제로맨’이 됐다. 또 한 명의 제로의 사나이 넥센 김상수는 20일 고척 삼성전에서 3실점 하며 올시즌 20경기 째 19이닝 만에 방어율 0의 행진이 깨졌다. 그러나 서균은 이제 더이상 방어율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시즌 초반 4월까지만 방어율 0을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는 이미 이뤘다. 이제는 방어율은 신경 안 쓰고 하루하루 내 역할을 다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덤덤해했다. 기록은 언젠가 깨지겠지만 서균은 이미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한화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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