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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와 지성-영표처럼, '쌍용'도 함께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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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청용, 두 사람의 밝은 웃음을 러시아 월드컵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쌍용이 월드컵 동반 3회 진출에 도전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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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돌아보면, 때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든든한 짝꿍들이 있었다. 1960~70년대 아시아의 벽으로 통했던 명수비수 김호-김정남이 그랬고 단신(165cm) 김진국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면 중앙에서 거구(191cm)이 김재한이 묵직한 헤딩슈팅을 구사하던 거꾸리-장다리 공격조합도 있었다.

팬들의 머리에 진하게 남아 있는 기억은 역시 1990년대 이후 한국축구을 지탱했던 황선홍과 홍명보, 홍명보와 황선홍의 'H-H 라인'이다. 최전방을 누비던 공격수 H(황선홍)와 최후방의 보루였던 수비수 H(홍명보)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던 대표팀은 아시아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넘볼 수 없는 위치를 누렸다.

지금까지도 친구이자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은 무려 4번의 월드컵 본선에 함께 출전했다. 20세를 갓 넘은 나이에 형님들 틈바구니를 파고들었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커리어 대미를 장식했던 2002 한일월드컵까지, 한국 축구는 H-H와 함께였다.

이들의 배턴을 이어받은 듀오가 박지성-이영표다. 황선홍과 홍명보의 마지막이던 2002년에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이영표-박지성은 이후 H-H 라인에 버금가는 시간과 영향력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동시에 누볐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이정표를 함께 세우기도 했다.

월드컵 본선만 박지성이 14경기, 이영표는 12경기에 나섰다. 이는 홍명보(16경기)에 이어 한국인 2, 3위에 해당한다. 출전시간도 홍명보-박지성-이영표 순이다. 홍명보는 총 1409분을 뛰었다. 박지성이 1268분으로 2위, 이영표가 1113분으로 3위다. 대표팀에서만 공을 세운 게 아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2002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을 시작으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지성)와 토트넘(이영표)에서 뛰는 등 한국인 해외 진출사에도 큰 획을 그으면서 이후 후배들의 큰 무대 진출의 초석이 됐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경쟁사 방송국 해설위원으로 또 다시 월드컵을 준비하니 인연은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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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을 함께 준비하던 박지성과 이영표의 모습.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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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이영표를 잇는 다음 세대 찰떡궁합이 바로 '쌍용'으로 불리는 기성용-이청용이다. 10대 나이에 FC서울 유스팀에서 함께 프로무대에 데뷔한 것을 시작으로 나란히 유럽에 진출해 지금까지 본토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까지 많은 발걸음이 닮아 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로는 쌍용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청용이 지난 2011년, 톰 밀러에게 최악의 태클을 당해 입은 부상 후 두 선수의 행보에 조금씩 차이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기성용이 꾸준히 안정된 모습을 보인 반면 이청용은 기본적으로 재활과 회복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했고 그렇게 버린 시간 때문에 입지도 많이 흔들렸다. 최근에는 출전기회도 거의 잡지 못했다.

이청용이 어두운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쌍용의 동반 월드컵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았다. 하지만 기회의 문이 다시 열린 모양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28명의 엔트리를 공개하면서 이청용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형평성' 논란에도 피하지 않고 맞섰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전술에 있어서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2번의 월드컵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끈을 놓지 않았다"면서 "(최종 23명을 꾸릴)6월1일까지 지켜보겠다"는 말로 이청용의 가치를 언급한 바 있다.

날개 공격자원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으나 리더와 구심점이라는 측면에서도 이청용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염기훈의 부상 이탈 등으로 가뜩이나 고참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의 가세는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주장으로 팀을 이끌 기성용의 부담을 나누는 것에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박지성 해설위원도 "이청용의 경험은 대표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경기에 뛰느냐 안 뛰느냐를 떠나 어린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로 비중을 설명한 바 있다.

어느덧 서른 줄로 접어든 두 선수의 나이를 감안할 때 '쌍용'의 월드컵 도전은 러시아 무대가 끝이 될 공산이 크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002년의 H-H 콤비, 2010년의 박지성-이영표처럼 그들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함께 웃을 수 있을까.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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