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강간범으로 몬 20대女, 실형 선고되자 "허위진술"

/조선일보DB

“성폭행을 당했다”며 남자친구를 고소했던 여성이, 남자친구가 실형을 선고받자 “성폭행 부분은 거짓말”이라고 실토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남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지난해 20대 여성 A씨는 같은 대학 학번 동기이자 자기 남자친구인 B씨를 고소했다. B씨가 자신을 차에 태운 채 수차례 폭행하고, 휴대전화와 현금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A씨는 B씨가 본인을 집으로 데려가 감금하고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심은 B씨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직접적인 증거는 피해자인 A씨의 진술뿐이었지만,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감금·강도·강간까지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2월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이 시작되자 A씨는 페이스북에 “그를 꼭 풀어주세요. 저를 때리고 모함한 것이 너무 견딜 수 없고 속상해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B씨의 혐의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걸 실토한 글이었다. 이 글을 알게 된 재판부는 A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악마가 (페이스북에) 그렇게 쓰라고 협박해서 들리는 대로 썼다. 글을 올리고 3~4주 병원에 있었다”는 등 또 다시 엉뚱한 말을 했다.

결국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박삼봉)는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A씨를 가둔 채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사실은 유죄로 봤다. 강간범으로 몰렸던 B씨는 1심과 항소심에 이르는 이 과정을 거쳐 1년여 만에 풀려났다.

[최연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