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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00m 첫 9초대, 김국영 0.08초만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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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초07 한국 신기록 수립

경쟁상대 없어 자신과 외로운 싸움

스피드 높이기 위해서 200m 출전

9초대 최적인 46.5보에 100m 주파

“8월 아시안게임서 최고 성적 낼 것”

"마의 기록, 당당하게 도전하겠다"

중앙일보

김국영이 24일 광주월드컵경기장 트랙 출발선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올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m 9초대 진입을 노린다.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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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다. 100m 기록은 10초07.

31년 묵었던 한국기록을 지난 2010년 깨뜨린 이후 그는 트랙 위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계속해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 지난해 6월 육상 100m에서 국내 선수론 처음으로 10초0대(10초07) 기록으로 골인하면서 또다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8월 런던 세계선수권에선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100m 준결승에 올랐다. 올해 그는 더 큰 도약을 노린다.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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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00m 9초대에 도전하는 김국영. 광주=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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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몸을 만들고 있는 김국영을 2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비가 내려 젖은 트랙 위를 달리는 김국영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그는 겨우내 근지구력 향상과 후반 가속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400m 인터벌 훈련에 매달렸다고 했다.

김국영의 올해 목표는 무엇보다도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이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세부적인 훈련계획을 이미 모두 짜놓은 상태다. 김국영은 100m 기록 단축을 위한 스피드 훈련을 지난 16일부터 시작했다. 국제대회에 나가 실전 경험도 쌓는다. 27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그는 29일 히로시마 그랑프리대회를 시작으로 5~6월 사이에 국내와 해외(일본·대만 등)를 오가면서 7~8개 대회에 출전한다. 100m뿐 아니라 200m에도 출전하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강한 상대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다. 김국영은 “아시안게임에선 실력이 뛰어난 외국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특히 일본 대회에는 내 기록과 비슷한 10초0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을 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레이스 하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면서 “100m 뿐만 아니라 200m에도 도전하면서 기록을 앞당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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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훈련에서 근지구력과 스피드 지구력을 끌어올린 김국영은 다양한 실전 레이스를 통해 8월 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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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은 이제 9초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 겨울 상체근육을 키우기 위해 누워서 역기를 드는 벤치프레스 훈련에 집중했다. 평소 100㎏을 들어올렸지만 지난 겨울엔 110㎏으로 중량을 늘렸다. 하체를 다지기 위해 스쿼트 중량도 200㎏에서 220㎏로 올렸다. 근육을 늘리는 한편 체지방은 줄일 계획이다. 현재 그의 체중은 75㎏. 아시안게임 때는 최적의 몸무게인 73㎏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국영은 100m를 주파할 때 보통 47~48보를 내딛는다. 9초 대에 진입하기 위해선 반보를 줄인 46.5보로 주파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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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전국체전 당시 3관왕에 올랐던 김국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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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 인터벌 훈련은 김국영이 지난해 성적을 끌어올린 계기를 가져다 줬다. 이 훈련으로 스피드 속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힘을 길렀던 김국영은 이번 겨울훈련 때도 함께 소화했다. 그는 지난 1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전국실업육상대회 400m에 올 시즌 처음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49초51로 6위에 올랐던 그는 "공식 대회에서 400m를 뛴 건 처음이었다. 조금 힘들더라"면서 "100m를 더 잘 뛰기 위해 겨울 훈련에서 중점적으로 키웠던 스피드 지구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나간 대회였다. 부상 없이 레이스를 마쳤고, 성과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국영을 지도하는 박태경 광주광역시청 코치도 "100m 선수가 400m를 훈련이든 대회든 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훈련 강도가 높았는데 국영이가 잘 이겨냈다. 그래서 기대감을 좀 더 갖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훈련으로 김국영은 지난해 세웠던 100m 한국기록을 또 갈아치우겠다는 각오다. 박태경 코치는 “6월까지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6월초 열리는 일본 후세 스프린트대회에서 한국신기록 경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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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의 100m 도전


김국영은 지난 2010년 10초23의 기록으로 골인하면서 31년 묵은 서말구의 100m 한국 기록(10초34)을 보기좋게 깨뜨렸다. 그 이후 100m 한국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좌절도 많이 겪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큰 무대에서의 잇따라 실패하면서 손가락질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 등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직 메달을 따지 못했다.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둔 김국영은 “더 잘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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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00m 9초대에 도전하는 김국영. 광주=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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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숱한 시행착오를 넘어 지난해 성과를 낸 김국영은 분명 더 단단해졌다. 그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늘 입버릇처럼 '잘 뛰고 싶다' 했지만 실제론 벽에 막혀왔다. 그래도 지난해 성과로 '할 수 있겠다'면서 다음 무대에 자신있게 도전하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과정을 넘어 그가 꿈꾸는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 첫 100m 9초대 진입이다. 그는 “주위에서 한국인은 9초대 기록을 세우기 어렵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9초대 기록은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바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9초대 기록은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에겐 ‘마의 기록’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00m 아시아 최고 기록은 나이지리아에서 카타르로 귀화한 페미 오구노데가 갖고 있는 9초91이다. 귀화 선수가 아닌 순수한 아시아 선수의 최고 기록은 일본 기류 요시히데의 9초98이다. 김국영은 “신체조건이나 경험 모두 외국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한마음으로 준비해 9초대 기록에 당당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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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00m 9초대에 도전하는 김국영. 광주=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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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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